김경환 DGB생명보험 신임 대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GB생명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신임 사장에는 김경환 전 대구은행 부행장보가 최근 선임됐다. 지난해 DGB생명이 부진한 실적을 보인 만큼 구원투수격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보험업 경력이 전무한데다 임기가 1년에 불과해 단기간에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 실적·재무건전성 뒷걸음질

DGB생명이 DGB금융그룹에 자회사로 편입된지 이달로 만 3년째를 맞이했다. DGB금융지주는 2015년 1월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을 인수해 DGB생명보험으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DGB생명은 출범 첫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DGB생명의 효자 계열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이듬해부터 실적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쪼그라들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DG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작년 9월 기준 184.5%로 전분기(191%)을 소폭 하락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DGB금융은 업계 예상대로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출범 첫해부터 회사를 이끌어오던 오익환 전 대표는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용히 퇴진했다. 신임 대표로는 김경환 전 대구은행 부행장보(준법감시인)가 지난 16일 선임됐다.

김 사장은 정통 대구은행맨이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계명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8년 대구은행에 입사한 뒤 대구은행 구미영업부장, 경북희망본부장, 경북서부본부장, 준법감시인 등을 지내며 대구은행에서만 40년을 몸담았다.

◇ 보험 비전문가… 1년 안에 성과 도출 가능할까

업계에선 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 쌓은 다양한 업무 경력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비보험 전문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더구나 임기가 짧은 것 역시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김 대표의 임기는 1년에 불과하다.  앞서 오익환 전 대표의 임기가 3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DGB생명 측은 그 배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이에 향후 연임 발판을 마련하려면 올해 안에 뚜렷한 성과를 내놔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운영되는 생명보험업의 특성상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더구나 지급여력(RBC) 비율 관리는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보험업권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더구나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돼 리스크 관리는 더욱 녹록지 않다.

김 대표 입장에선 과제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취임 후 경영 계획 청사진을 뚜렷히 밝히지 않은 가운데 과연 DGB생명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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