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로 기억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손아섭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취득, 4년 총액 98억원의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했다. 메이저리그 유턴파인 김현수를 제외한 순수 FA선수 중 최고액에 해당한다.

손아섭의 ‘FA대박’은 그동안 펼친 활약에 대한 인정이자 보상이며, 미래에 대한 기대다. 이제 그를 향한 시선엔 ‘98억’이란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워질 전망이다.

물론 손아섭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고, 책임을 다할 자질을 갖춘 선수다. 천부적인 타격감과 한층 강력해진 파워, 그리고 악착같은 수비를 모두 지니고 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 구단과 팬들이 손아섭에게 거는 기대는 타율이나 안타수, 홈런수에 집중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손아섭은 지난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667타석에 들어섰다. 손아섭보다 많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없었고, 2위 구자욱과도 20타석이나 차이가 났다. 2016년 역시 마찬가지. 손아섭은 모든 경기에 나섰고,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이 기록이 의미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나서 준수한 실력을 선보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선, 제 아무리 좋은 타격기술을 가진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거나, 경기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진다면 전 경기 출장과 최다타석 소화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제 아무리 건강한 선수라도 실력이 없으면 그만큼 기회를 제공받을 수 없다. 건강하고, 잘해야 얻을 수 있는 숨은 기록이다.

때문에 한 시즌 전 경기 출장선수와 최다타석 소화 선수들의 면면은 모두 화려하다. 특히 전 경기를 소화하며 최다타석 타이틀까지 동시에 차지한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점은 ‘전 경기 소화+최다타석’을 3년 연속 지킨 선수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즌만 달성해도 대단한 기록을 3년 연속 이뤄낸다는 것. 이는 역사상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록이다.

물론 결코 쉬운 기록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부상이 없어야하고, 팀에 민폐가 될 정도의 긴 슬럼프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 전 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다타석 타이틀까지 따내려면 가능한 교체 없이 경기를 뛰어야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손아섭은 과연 전에 없던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역사상 가장 꾸준히 잘한 선수로 남을 수 있을까. 2018년의 손아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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