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와이즈 레이팅스'가 가상화폐의 신용등급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의 신용도를 평가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비트코인은 아쉬움을 삼켰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와이즈 레이팅스’는 24일(현지시각) 74개 가상화폐의 신용도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와이즈 레이팅스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시행착오를 겪는 단계지만, 향후 개발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고 이번 평가를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와이즈 레이팅스가 적용한 평가요소는 네 가지다. 전통적인 평가기준인 ‘위험성’과 ‘수익률’은 물론, 익명성 보장도와 다른 블록체인과의 호환성 등을 평가하는 ‘기술점수’가 포함됐다. 마지막 평가요소인 ‘기반점수’는 거래 속도·확장성·시장접근성·네트워크 보안성 등을 다룬다. 와이즈 레이팅스는 이를 바탕으로 ‘훌륭함’을 뜻하는 A부터 ‘매우 취약함’을 나타내는 E와 ‘투자가치 없음’을 의미하는 F까지 등급을 산정했다.

평가 결과 74개 가상화폐 중 단 하나도 A등급을 받지 못했으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B등급을 받은 이더리움과 이오스(EOS)였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뽑히는 비트코인에는 C+라는 다소 낮은 등급이 매겨졌다.

와이즈 레이팅스는 보고서 발표 후 “왜 비트코인에 A등급을 주지 않았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밝히며 “‘위험성’과 ‘기술점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느린 거래 속도와 높은 거래 비용이 낮은 기술점수를 받게 된 주요 원인이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4개 평가항목 중 비트코인이 A등급을 받은 유일한 항목은 ‘기반점수’ 부분이었다.

리플 또한 기반점수에서 호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위험성 때문에 C등급을 받았다. 와이즈 레이팅스는 리플에 대해 “제작자에 의해 통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더리움에 대해선 “기술 업그레이드가 더 수월하고, 속도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와이즈 레이팅스 측은 어떤 가상화폐에도 A등급을 주지 않은 결정에 대해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없으며, 그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높고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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