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중견가구기업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백화점 '빅3'(롯데, 신세계, 현대) 모두 홈퍼니싱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홈퍼니싱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의 허브격인 백화점 ‘빅3’ 업체 모두 관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홈(Home)과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인 홈퍼니싱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한 ‘집 꾸미기’란 의미를 담고 있다.

◇ 홈퍼니싱 시장, 백화점 ‘빅3’ 출사표… 지각변동 예고

홈퍼니싱이 또 하나의 라이프트렌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가구공룡 이케아의 상륙으로 후끈 달아오른 국내 홈퍼니싱 시장에 전통의 유통 강자 신세계가 뛰어들었다. 24일 신세계그룹은 공시를 통해 중견가구기업 ‘까사미아’를 1,800억원에 인수(지분율 92%)하는 계약이 체결됐음을 알렸다.

이번 인수합병은 홈퍼니싱 시장의 사업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해온 신세계가 심사숙고 끝에 새 성장 동력으로 홈퍼니싱을 ‘간택’한 셈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그동안 모태인 백화점 사업이 정체에 빠지고,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대형마트도 정부 규제에 가로막혀 신규 출점이 어렵게 되자 돌파구 마련에 적잖은 고심을 해왔다.

실제 홈퍼니싱의 앞날은 밝은 편이다. 경기 불황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8년 7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던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15년 12조원대로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지속돼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국가 발전 단계와도 맥이 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국민소득 3만 달러를 기점으로 국민들의 관심사가 ‘식’(食)에서 ‘주’(住)로 넘어간 것처럼, 한국 역시 같은 전철을 밝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적잖은 톱스타들이 집 한 채 값에 버금가는 수입산 의자나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 수집을 취미로 삼고 있다는 사실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 한다.

◇ 리바트 vs 이케아 vs 까사미아… 최후 승자는?

신세계의 합세로 빅3로 대변되는 백화점 업계의 경쟁 구도가 고스란히 홈퍼니싱으로 옮겨 오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토종 가구 브랜드 ‘리바트’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수 당시 5,000억대에 머물던 리바트의 매출 규모는 4년 만에 7,3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건자재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룹 계열사 현대H&S를 품으면서 연매출 1조 돌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와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케아와 동반 출점하는 형태로 수도권 가구 쇼핑 1번지로 불리는 광명과 고양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호점인 광명점은 사업 첫해인 2015년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글로벌 가구 브랜드의 저력을 과시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까지 6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8조 홈퍼니싱 시장을 둘러싼 유통공룡들의 힘 겨루기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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