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현 애큐온저축은행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전명현 애큐온저축은행(옛 HK저축은행)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취임 후 영업채널 정비와 사명변경 작업을 이끌며 바쁜 시간을 보낸 전 대표는 올해 녹록지 않은 사업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 대주주 변경 후 실적 부진 지속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972년 2월 삼아무진으로 설립된 뒤 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으로 간판이 바뀌며 지금에 이른 곳이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10년만에 2016년 1월 주인이 또 다시 바뀌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옛 KT캐피탈) 인수를 통해 애큐온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바 있다.

자산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대형 저축은행인 애큐온저축은행은 그간 우량 저축은행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대주주 변화 속에서 2016년부터 순이익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2016년 순이익 105억원3,400만원으로 2015년 당기순이익(300억8,298만원) 대비 65% 가량 감소했다. 2015년의 경우 회계방식 변경에 따라 6개월 순이익(7월~12월)만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 미트론 사기사건에 휘말리면서 대거 충당금을 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137억5,736만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7월 구원투수 격으로 전명현 대표가 영입했다. 전 대표는 삼성생명 뉴욕사무소장(상무)과 삼성카드 마케팅실장(전무)을 역임한 ‘삼성 금융맨’ 출신이다.

◇ 간판 바꿔 달고 새출발 … 실적 개선 전망 '안갯속'

전 대표는 취임 후 영업 채널 정비와 조직개편에 힘을 쏟았다. 고객지원본부를 새로 만들어 고객 지원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사명변경도 추진했다. 지난해 말 HK저축은행에서 애큐온저축은행으로 새출발을 했다. 본점 사옥 이전 작업도 완료하며 분위기도 쇄신했다.

이제 그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등을 꾀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가 투입된 후 순이익은 소폭 개선됐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여기에 일부 건전성 지표 개선도 전보다 악화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3분기 전년대비 0.55%p 하락한 14.07%을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 업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계 대출규제 풍선 효과로 전반적으로 실적 성장세를 보인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부터 ‘보릿고개’가 예상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데다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오는 2월 8일부터 법정최고금리가 기존 27.9%에서 24%로 3.9%포인트 인하된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충당금 적립 강화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큐온저축은행은 간판까지 바꿔달았다. 사명 변경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쇄신의 효과도 볼 수 있지만 향후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과연 전 대표가 올해는 부진한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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