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중대 공세 속 차별화 고심… 전남 결의대회서 DJ정신 강조

민주평화당 창당을 추진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25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민주평화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독자노선을 고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흔히 신당 창당의 성공조건으로 ▲국민을 설득할 명분 ▲유력 대권주자 ▲자금 세 가지가 거론된다. 민평당은 이번 통합추진 과정에서 '안철수의 독선' 등을 주장하며 창당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고 창당 자금은 의원들을 비롯해 창당발기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을 예정이다.

다만 민평당 참여 인사를 보면 대권주자 부분은 좀처럼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중진의원들이 다수 포진했지만,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으로 따지면 안철수 대표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비교할 경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민평당이 재차 '뉴 DJ'를 꺼내지 않겠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2015년 천정배 의원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적 있으며 국민의당도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뉴DJ론을 주창하며 호남 여론의 반등을 끌어낸 바 있다.

민평당이 지난 25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 결의대회에서 '김대중(DJ) 정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자신들이 '호남 적통'이며 장기적으로는 '뉴DJ'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민주평화당이 DJ다. 민주평화당에 참여하는 것이 DJ가 말씀한 행동하는 양심"이라며 12번이나 DJ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통합신당의 안철수-유승민 대표가 동서화합과 미래를 지향점으로 내세운 것과 비교하면 'DJ 정신'은 호남과 과거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민평당이 결국에는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파 측에서도 민평당을 향해 '민주당 2중대'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듯 민평당은 26일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경제 정책 비판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 정책을 제언하는 등 '민주당 2중대'라는 이미지 지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장병완 의원은 "민간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게 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시장을 끌고 가려는 억지정책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장을 움직이게 할 것인가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고, 유성엽 의원도 "민평당을 창당한 우리는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창출될 정책들을 이미 충분히 마련해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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