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발기인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민주평화당 창준위원회가 28일 국회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신당창당 절차에 돌입했다. 현역의원은 총 16명이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고,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이 측면지원에 나섰다.

창당발기인 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연 조배숙 창당준비위원장은 “창당발기인이 전부 2485명이 됐고 현역 의원들은 현재로선 16명”이라고 밝혔다. 

이름을 올린 현역의원은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조배숙·장병완·유성엽·박준영·윤영일·정인화·최경환·김광수·김경진·김종회·이용주 의원 등이다. 비례대표 의원으로는 박주현 의원과 장정숙 의원이 참여했다. 

통합반대파 측은 당초 20명 이상을 점쳤으나 일단 발기인 명단은 국회 교섭단체 정원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조배숙 창준위원장은 “앞으로 창당대회까지 좀 더 많은 의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대신 동교동계 고문들이 창당지원에 나섰다. 특히 권노갑 상임고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부터 통합참여를 권유받았으나 이를 거절, 민평당 참여 성명발표 및 발기인 대회 축사까지 직접 나섰다. 

권 상임고문은 성명에서 “김대중 정신과 호남정신은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 중산층과 서민이 안정되게 생활하는 정치를 목적한 것”이라며 “안철수 대표가 이러한 정치목적을 포기하고 정신과 목적이 다른 정당과 합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절대로 용납될 수 없고, 중도라는 이름하에 과거 보수세력인 유승민 대표와 통합하려 하기 때문에 마땅히 합당을 하려면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해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가 탈당을 하지 않고 국민의당 이름으로 유승민 바른정당과 통합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부득이 신당창당을 결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현역 지자체장 중에선 박홍률 목포시장과 고길호 신안군수가 참여하고, 광역의원 22명, 기초의원 63명 등 총 85명의 지방의원이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유상두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장이 민주평화당에 함께 하기로 했다. 호남향우회가 호남민심의 상당부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민평당 측은 고무적이다. 

한편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는 창준위 활동을 해당행위로 보고 같은 날 긴급 당무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시도한다. 이미 국민의당과 민평당은 현안에 대한 논평을 따로 내는 등 사실상 별개 정당처럼 활동해왔기 때문에, 수위 높은 징계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민평당 창당발기인 대회와 관련 “수준 높은 호남의 정치의식 유린하는 분당행위는 헌정사에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창당 작업을 당내에서 진행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거다. 천하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야당시절 평화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시 모두 ‘선탈당 후창당’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당선시켜 준 국민의당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떠나겠다는 놀부심보 같은 행태로 우리 정당사에 아주 나쁜 선례”라며 “통합과 합당에 동의하지 않고 창당 작업을 계속하려거든 당을 당장 떠나서 진행하라.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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