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해체 후 캠코와 금호아시아나, 산업은행의 품에 안긴 대우건설이 호반건설을 네 번째 주인으로 맞았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우건설이 호반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아 7년 만에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게 되면서 과거 45년 역사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00년 대우그룹 분해 후 대우건설을 품에 안았던 옛 주인들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주인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73년 설립한 회사다. 해외건설 붐이 일었던 1970~1980년대 중동을 포함해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 굵직굵직한 공사를 따내며 K-건설의 위상을 드높였다. 국내에서도 88올림픽고속도로(제1공구), 서울지하철 2호선, 동작대교 등 랜드마크 급 건설을 수행하며 건설명가로서 이름을 날렸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대우건설은 1997년 말 한반도에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때 재계순위 2위를 자랑하던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대우건설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됐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그룹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은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 아래서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건설은 2004년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두 번째 주인을 맞는다. 바로 금호아시아그룹이다. 하지만 두 번째 주인과의 인연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6년 12월 대우건설을 사들인 금호아시아나는 3년 만에 다시 대우건설을 되판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는데 무리하게 돈을 끌어 모아 그룹 전체가 휘청였던 것이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승자의 저주’ 케이스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거론되는 건 이 때문이다.

또 다시 M&A 시장에 나오는 비운을 맞게 된 대우건설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세 번째 주인으로 맞는다. 2011년 산업은행이 지분 50.75%를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당초 예정된 대로 산은은 대우건설을 민간에 복귀시키는 절차에 들어갔고, 7년 만에 호반건설을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대우건설의 네 번째 주인이 된 호반건설은 2월 실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3월께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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