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F1이 더 이상 '그리드 걸'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F1 홈페이지>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F1(포뮬러 1)이 올해부터 ‘그리드 걸(Grid Girl)’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투’ 캠페인(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F1은 지난 31일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그리드 걸 관행은 수십 년 동안 F1의 필수요소라고 여겨졌지만, 이런 관습이 우리가 추구하는 F1의 가치와 맞지 않으며, 현대 규범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리드 걸은 3월 시즌 첫 경기인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에서부터 더이상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흔히 레이싱 걸로 불리는 그리드 걸은 지금껏 F1의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심볼과 같은 역할을 했다. 스폰서가 로고가 박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출발선(그리드) 상에 등장하는 그리드 걸은 F1의 주요 고객인 남성 팬들을 사로잡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상 탓에 여성을 성 상품화한다는 논란이 제기돼왔다. F1의 이번 그리드 걸 폐지 결정은 이 같은 비판을 받아들인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캠페인이 결정적이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홍보 모델을 쓰는 다른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투나 이종격투기에서 볼 수 있는 ‘라운드 걸’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경기를 홍보하는 스포츠 업계의 운영 방식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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