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총 분산 개최 유도 “'슈퍼 주총데이'에 주총 열려면 사유 밝혀야”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금융당국이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른바 ‘슈퍼주총데이’ 관행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사 주주총회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주총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TF는 지난해 말 섀도우보팅 제도 폐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주총회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섀도우보팅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간주하는 의결권 대리행사제도다. 이에 많은 주주들을 참석시켜야 하는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서 제도 개선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우선 한꺼번에 주총이 열리는 ‘슈퍼 주총데이’ 현상을 막기로 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주주총회 자율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일본과 유사하게 주주총회 집중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경우 그 사유를 주주들에게 소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 여건 개선 노력이 부족한 회사 명단은 외부에 공표하기로 했다. 전자투표 접근성도 개선키로 했다. 모바일 전자투표 서비스 개시와 전자투표에 활용 가능한 공인인증서 범위 확대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증권회사와 증권유관기관들도 주총 참여 독려에 나선다. 증권사와 명의개서대리인은 이메일, 유선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일정과 참여방법을 상세하게 안내할 예정이다. 또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 참여자에 대해 모바일상품권 등을 제공해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주총회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방안도 모색됐다. 증권유관기관들은 공동으로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공익광고와 전자투표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용범 금융부위원장은 “이번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이 차질 없이 시행될 경우 슈퍼 주총데이 문제가 해소되고, 그간 2% 수준에 머물렀던 전자투표 행사율이 대폭 제고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방안을 계기로 우리 상장기업과 주주들에게 주주총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