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당선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박차훈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당선됐다. 4년간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이끌고 게 된 그는 이번에 최초의 비상임 회장으로 취임한다. 이에 따라 권한이 이전 회장보다 축소되게 됐지만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새로 도입될 경영구조 개편 안착을 이끄는 한편, ‘비리 백화점’ 오명을 뒤집어 쓴 금고의 대외 이미지 쇄신에도 나서야 한다.
 
◇ 첫 비상임 중앙회장 탄생 

박차훈 이사장은 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았다. 박 이사장은 지난 2일 열린 선거에서 김영재 가야동새마을금고 이사장과 결선투표를 끝에 투표수 348표의 57.2%인 199표를 얻어 제 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박 이사장은 울산시의회 초대위원,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 등을 역임한 인사로 지난 2014년 열린 16대 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했다가 낙마한 후 이번에 재수 끝에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오는 3월 15일부터 4년간이다.

그의 우선 과제는 경영 지배구조 변화의 안착이 될 전망이다. 박 이사장은 1973년 출범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첫 비상임회장이다. 2014년 정부는 중앙회장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중앙회장을 비상임직으로 변경하는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회장 체제부터 관련 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회장 권한은 신용공제 대표, 지도감독이사, 전무이사 등 3명의 상근이사에게 분산되게 됐다.

또 7월부터 새마을금고 감독 및 관리 체계가 대거 개편되는 것에 맞춰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숙제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감사위원회 위원 수를 확대하고 금고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감독 체계를 대규모 손질하는 개정안을 확정한 바 있다.

◇ 경영구조 개편 안착ㆍ추락한 대외 신인도 회복 ‘숙제’

추락한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 역시 중요 과제다. 이런 배경에는 툭하면 터지는 새마을금고의 비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 143조원, 금고 수 1,321개에 달할 정도로 외형을 크게 불렸지만 내부통제 면에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새마을금고 직원에 의한 금융사고액수는 303억2,5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잇단 갑질 논란으로 금고 신인도에 큰 타격까지 입었다. 지난해 경기 안양 북부 지역의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인 바 있다. 또한 인천 지역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직접 개고기를 준비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터지는 각종 불미스런 사건으로 새마을금고에는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이 따라붙고 있다. 이는 투명한 조직 문화 확산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위한 대책 강구가 필요한 이유다.

자회사인 MG손해보험의 경영 정상화 문제도 해결 과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지분 93.93%를 보유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 투자자로 MG손보의 사실상의 대주주다.

MG손보는 재무건전성이 최악의 상태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5.9%로 당국의 권고치(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격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자금 수혈을 요청했지만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유상증자안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 상태에서 매각을 추진한다면 막대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주주 차원의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5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사 앞에서 ‘경영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임 회장에 유상증자 추진을 촉구했다. 또 이날 노조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 간섭 문제를 규탄하며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변화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과연 박차훈號(호)가 순탄한 항해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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