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에도 영향 미칠듯… 오후 5시30분 기준 투표율 10.0%

국민의당이 8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실시했다. 사진은 안철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14차 당무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국민의당이 8일부터 3일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묻는 전 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11일 투표 결과 과반의 찬성이 나오면 이를 중앙위원회의에서 합당을 최종 결의하고, 13일 양당 통합 전당대회 격인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통해 통합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대표당원의 이중당적 문제 등으로 2·4 임시 전당대회는 취소하면서, 여전히 이중당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전 당원을 상대로 투표를 시작한 것에 대해 정당성 논란을 남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민주평화당에 입당한 당원 중에는 이번 투표에 참여하라는 문자를 받은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대표당원의 당비 대납의혹사건, 이중당적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전대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라며 전대 소집을 취소했다.

이중당적 문제는 대표당원 가운데 1,000여 명이 민주평화당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들이 전대에서 반대표를 던지면 합당 가결이 어려워지니 당헌·당규 자체를 고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안철수 대표는 "저희가 지금까지 진행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다"라며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반대파 측에서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전대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중당적 문제 등을 4일까지 해결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면, 전 당원 투표로 전환할 것이 아니라 전대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안 대표 측은 이에 대해서도 "전대를 연기한다고 대표당원 확정이 실질적으로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6일 민주평화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며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당에 있던 당원들 상당수가 탈당하고 민평당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전 당원 투표에 참여할 투표인 명부를 27만1,288명으로 최종확정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해외 거주자, 휴대폰 번호 오류, 전화번호 중복의 경우 다 이의신청을 받아서 정리했고 탈당자들 역시 정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표인 명부는 지난 12월 26만437명과 비교해 1만여명 늘어났다. 신 대변인은 "이번주 3주 차에 탈당하신 당원은 1,443명, 민평당 가신 원외지역위원장 지역에서 많이 탈당했다"며 "입당하신 분은 2,960명으로 두배 이상 입당자가 있어서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원들의 이중당적 문제는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당원 1,000여 명도 해결 못한다고 했는데, 일반 당원의 이중당적 문제를 짧은 시간에 정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을 탈당한 민평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국민의당 당원이 약 27만명인데, 전수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27만 명 중에) 이중당적을 가진 분도 있을 것이고, 허구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예를들어 나도 며칠 전에 탈당했는데 아직도 국민의당에서 전당원투표 참여하라고 문자가 온다. 100% 당원명부라고 보기 힘들다"라며 "정리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나"라고 꼬집었다.

지난 12월 시행된 전당원투표의 투표인명부는 26만 437명으로 이번 명부와 1만여명 차이가 난다. 당초 국민의당 호남당원이 전체 당원의 절반에 가까운데 이들 대부분이 민평당으로 옮긴 것을 고려하면, 입당자가 늘었다고 해도 크게 차이가 없다. 민평당과 국민의당 양쪽에 당적을 가진 당원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는 이번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투표율은 23.0%였는데, 이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시에는 통합반대파가 투표거부 운동을 벌이자 통합파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표독려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까지 투표율이 좀 저조하다. 20%정도 기대한다"라며 "아무래도 이미 합당이 다 됐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이 많은 것 같고, 이번에는 저번처럼 33%라는 기준이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 한 분도 빠짐없는 참여로 당의 건재함을, 지금껏 우리가 추구해 온 개혁의 강고한 정신과 뜨거운 변화의 열망을 보여주자"라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전(全)당원 투표이다. 27만1228명 모두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부터 시작한 국민의당 전 당원 투표는 9일까지는 케이보팅(K-voting·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 10일에는 ARS투표로 진행된다. 오후 5시30분 기준 투표율은 10.0%로 집계됐다. 지난 12월 첫날 투표율은 14.6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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