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의 임기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그룹 정기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승진하면서 연임은 유력하게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연임이 된다면 풀어야할 숙제는 적지 않다. 손해율을 낮추고 실적 지표는 개선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와 보험설계사 영업 조직 관리 면에서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못하고 있어서다.

◇ 실적은 좋아졌는데… 금융소비자보호 여전히 ‘낙제점’

김현수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18일 만료된다. 2014년 롯데손보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뒤 이제 두 번째 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전망은 우호적이다. 지난달 그룹 정기 인사에서 롯데 금융계열사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10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승진 배경으로는 실적이 거론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개별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5% 증가한 71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2,887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2.2% 오른 1,011억원을 시현했다. 이익이 증대된데는 손해율 개선의 영향이 컸다. 롯데손보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2016년 말 100.8%에서 지난해 말 86.9%로 13.9%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실적 개선으로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지만 그의 리더십을 둘러싸고 세간의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존재한다. 고객 보호 경영 부분이다. 롯데손보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서 썩 우호적인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민원 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2016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민원건수 평가 부문’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다. 해당 평가는 민원건수 및 증감률을 토대로 양호-보통-미흡 등 세 단계로 평가된다.

롯데손보는 전년도에는 ‘양호 등급’을 받으며 개선세를 보이는 듯싶더니 1년 만에 낙제점을 받았다. 작년 역시 사정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손보의 10만건당 환산민원건수는 15.34건으로 2016년(12.58건) 대비 2.76건 늘었다.

민원은 보험사의 소비자 관리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롯데손보는 민원발생 평가등급에서 수년간 하위 등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가 취임한 뒤에도 눈에 띄는 개선세는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롯데손보는 ‘고객과의 법적 분쟁이 많은 보험사’라는 꼬리표도 붙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상반기 보험금 청구건 대비 소송제기비율을 분석한 결과, 롯데손보의 본안소송은 보험금청구 1만건당 평균 4.19건으로 손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금소연은 조사 실태를 공개하며 보험금 지급 회피를 위해 일부 보험사들이 소송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무차별 소송을 억제하기 위해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잦은 설계사 이탈 … 영업 조직 관리 허술 도마위 

잦은 설계사 이탈도 롯데손보가 품고 있는 과제다. 지난달 롯데손보는 전속설계사 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경영유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 측은 “롯데손보의 전속설계사의 13회차 유지율은 60% 내외로 자산 규모가 비슷한 다른 회사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낮다”며 “회사 내 모집 조직별로 보았을 때도 다른 조직 대비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13회차 유지율은 보험계약이 최초 체결 후 13개월째까지, 즉 1년 이상 유지된 비율을 뜻한다.

또 전속설계사에 대한 신규 영입 실적 및 정착률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지만 회사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모집수수료 환수규정 정비와 월말일 불량설계사에 대한 청약금지 등의 통상적인 방안만 마련한 채 전속설계사 유지율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실시하지 않고 유지율 제고 방안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전속설계사의 잦은 이탈은 고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외에도 롯데손보는 장기보험 재보험, 장기보험 손해율, 퇴직연금 계정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허술하고 정보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무더기로 받았다. 눈부신 성장 실적세와 달리 내실 경영 면에서는 구멍이 다수 발견된 것이다. 과연 실적 성장세에 가려진 이 그림자를 김 대표가 지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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