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상징하는 단어로 '꼰대'가 꼽힌다. 꼰대는 권위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구태의연한 세대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홍 대표의 '행보'를 설명해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꼰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상징하는 단어로 꼽힌다. ‘꼰대’라는 단어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은 ①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②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구태의연한 세대를 비하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 ‘꼰대’다.

홍 대표는 ‘꼰대’라는 표현이 자신에게 언급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듯 하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한국당에 대해 ‘꼰대’라고 지적할 때 적극 방어한다. 자신에게 꼰대라고 부르는 정치권의 비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말이다.

문제는 홍 대표가 왜 자신에게 ‘꼰대’라는 이미지가 씌워졌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잇따라 홍 대표에게 ‘꼰대’라고 지적하자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 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이렇게 반박했다.

“내가 말을 빙빙 안 돌린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기자에게도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느냐’고 야단친다. 아버지가 야단치듯 하는 것을 보고 '꼰대'라고 하는데,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지적해야 한다. 이를 ‘꼰대’라고 표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덧붙여 홍 대표는 한국당에 씌워진 이른바 ‘꼰대당(黨)’ 이미지에 대한 해명도 곁들였다. 그는 한국당에 꼰대 이미지가 있는 이유를 ‘더불어민주당의 낙인찍기 때문’이라고 규정한 뒤 “내(54년생)가 문재인(53년생) 대통령보다 호적으로 한 살 밑”이라며 “하지만 나에게는 꼰대라고 하고 문 대통령은 꼰대라고 안 부른다”라고 말했다.

부모가 자식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훈육 과정이다. 하지만 홍 대표의 ‘지적’에는 권위주의와 자신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이 담겨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느냐’라는 말의 뉘앙스에서 보듯 “이 질문에는 내가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무언의 입장이 담겨있다. 전적으로 ‘자신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이 아닐까.

여기에 문 대통령과 자신의 나이를 비교하며 ‘내가 왜 꼰대냐’라는 뉘앙스로 해명하는 것 역시 전형적인 꼰대의 특징이다. 단순히 나이의 문제로 꼰대의 기준을 나눈 것 역시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해 5·9 대선 유세 도중 청년 세대들이 자신에게 ‘꼰대’라고 지적하자 지난해 4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야들아 내가 너희들의 롤모델이다.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냐?”고 반말 뉘앙스로 반박했다.

당시 홍 대표는 “저는 흙수저 출신으로 무학인 아버지와 문맹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학교를 다녔고 유산 1원도 받지 않았다. 독고다이로 검사, 국회의원, 집권당 원내대표, 당대표, 경남지사, 보수본당 대통령 후보까지 된 사람”이라며 자신의 성공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밝힌 뒤 청년들에게 이 같이 해명했다.

이 같은 홍 대표의 ‘꼰대 해명’ 역시 전형적인 꼰대들의 특징이다. 청년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만 생각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나 같이 노력하면 된다’는 표현도 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정당인은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고 자기 인생을 롤 모델로 삼으라는 것이 꼰대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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