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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과 대북지원 악순환이 남북회담 걸림돌
핵개발과 대북지원 악순환이 남북회담 걸림돌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8.02.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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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리셉션 행사에 참석한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정치권 안팎에서 언급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섣부른 관측이다. 하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측 대표단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의 동생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주요 실무를 처리하는 핵심인물로 여겨진다.

관련 보도와 전문가들의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CNN은 8일(현지시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평양으로 초대할 가능성이 크다(good chance)”면서 “평양 방문 날짜가 광복절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구체적인 날짜도 적시했다. 특별한 메시지가 없다면, 김여정 제1부부장을 보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개연성은 높다.

◇ 올해 하반기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주목’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비슷한 관측을 내놨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 돼 있다. 대통령이 외국 손님이라고 그래서 전부 밥 먹고 그러지 않는다”며 “앞으로 잘해보자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려면 뭐하러 복잡하게 평창에 있는 사람에게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하겠느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정상 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해 어떠한 만남도 열어 두고 있다”며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다소 이른 관측이지만 남북정상회담이 합의가 된다면, 이는 북핵 문제 관련 돌파구가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실 없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가 담보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정한 조건을 전제로 제시했다.

예상되는 해법은 북한의 선 핵동결이다. 문 대통령은 대화의 입구가 핵동결이라면, 출구는 비핵화라는 점을 줄곧 주장해온 바 있다. 비핵화를 한 번에 할 수 없다면 단계를 가지고 나가자는 의미다. 그 과정에서 확고한 검증이 뒷받침된다면 인센티브도 가능하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다.

◇ 불완전했던 평화 ‘KEDO’ 사업 반면교사 필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한 대표단 일원으로 평창을 방문했다. <뉴시스>

다만 과거사례를 살펴봤을 때 우려되는 대목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1994년 북한과 미국의 제네바 합의가 대표적인 사례다. 북한의 핵개발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테이블이 열렸고,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는 조건으로 북한은 NPT에 복귀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약 6년 간 짧고 불완전한 평화가 이어졌을 뿐, 미국의 압박과 북한의 핵개발 구도는 더 첨예해졌다.

당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참여했던 한국계 미국인 교수는 “당시 북한은 건립될 발전소에서 생산될 전력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었고, 송전할 인프라는 전혀 없었다”며 “건설기간 동안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고, 또 북한은 핵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의 상징 외에는 실질적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한 평화는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것을 북미 양측도 잘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따라서 남북대화가 이뤄지더라도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도발중단의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 및 경제지원식의 교환은 과거만 반복한다는 점에서다. 악순화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는 ‘항구적 평화체제’에 대한 북한의 공감이 필요하고 특히 미국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현재까지 미국의 입장이 강경제재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를 통해 “안주와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는 것을 경험했다”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방한일정을 수행 중인 펜스 미 부통령도 대북제재를 거듭 강조하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화기조가 이어지고 남북정상회담까지 끌어낸다면 미국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정세현 전 장관은 “우리가 판을 깔아주면 못 이기는 척하고 나와야지 계속 압박과 제재 타령만 하면서 밖에 있으면 북핵 능력은 더 고도화 될 텐데 그때 가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미국도 앞으로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낙관적인 예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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