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11일자 1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대표단이 청와대에서 남조선대통령을 만났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3일 평창동계올림픽에 관한 입장 발표를 통해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이 조선중앙방송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에 남조선 청와대가 환영 의사를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지와 실무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 등으로 불렀다.

훈풍은 계속됐다. 노동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이 게재됐다.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이번 방남에서 특사 자격을 부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11일 “김여정 동지가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시는 친서를 정중히 전달하였으며 최고 영도자 동지의 뜻을 구두로 전하였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친서 전달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은 북남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양측의 만남에 만족스런 모습을 보였다. 실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전날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과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개회식에서 각각 악수하는 사진들을 게재하며 “따뜻한 인사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두 매체가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게재한 것은 취임 뒤 처음이다.

앞서 노동신문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기남 비서 등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과 관련, 기사만 실었을 뿐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다른 기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이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북한은 “북과 남의 응원단과 남녘 동포들은 동일기를 흔들고 열렬한 박수갈채와 환호를 터쳐 올리며 단일팀 선수들의 사시를 북돋아주었다”면서 “선수들의 경기 활동과 응원단의 감동적인 모습은 관중들에게 우리 겨레야말로 떨어져 살 수 없는 단일 민족임을 다시금 절감하게 하였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