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권역별 최고위원 3명이 12일 연쇄 사퇴했다. 이날부터 6·13 지방선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시작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채비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박남춘·이개호·김우남 최고위원을 비롯해 박범계 최고위원도 이날 동시에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5개 권역별로 돌아가면서 시·도당위원장이 최고위원을 맡는 권역별 최고위원제를 실시하고 있다. 각각 전남과 제주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개호·김우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사의를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오늘 저는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 이는 지난 2월1일 이미 계획했던 일”이라며 “추가적인 향후 거취문제는 지방선거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는 길이 무엇인지 당 지도부와 충분 협의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광주, 전남 지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역의 목소리를 굴절 없이 중앙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도 이어 “오늘 최고위원회가 저에겐 마지막 회의일 것 같다”며 “그동안 원외 신분이지만 많은 배려를 해주신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동료 의원 여러분께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문재인 정부의 정신을 제주에서 계승해 지방선거 승리로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남춘 최고위원은 이날 인천시청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차례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당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 시당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간다”며 “지난 9일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날 수리됐다”고 했다.

이 같은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것이다. 이개호·김우남·박남춘 최고위원은 각각 전남도지사·제주도지사·인천시장 등 광역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시·도당위원장들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120일 전인 내일(13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보다 앞서 경기도당위원장이자 권역별 최고위원이었던 전해철 의원도 지난달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며 위원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박남춘 최고위원은 사실상의 인천시장 출마선언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뜻이 담겨 있다”며 “그동안 시당위원장과 최고위원으로서 당 입장에서 말하다 보니 개인 생각을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선거를 유기적으로 치르기 위해 생각과 비전을 다듬어 곧 정식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당위원장인 박범계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대전시장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했지만, 권역별 최고위원 자리는 내려놓았다. 후임 강원·충청권 최고위원으로는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완주 수석대변인이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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