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은 12곳의 월가 은행으로부터 1천억달러(약 109조원)의 신용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퀄컴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적대적 M&A’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브로드컴이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를 위해 12곳의 은행에서 1,000억달러 규모의 신용대출을 받게 된다. 퀄컴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적대적 M&A’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오는 14일 M&A 협상을 위해 양사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브로드컴은 12곳의 은행으로부터 1,000억달러(약 109조원)의 신용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퀄컴과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자금 조달 방식인 신디케이트론을 택했다. 둘 이상의 은행으로부터 같은 조건의 대출을 받는 것이다. 신디케이트론에 합의한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도이체방크 △JP모간체이스 △미즈호파이낸셜 ​​△미쓰비시UFG파이낸셜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 △웰스파고앤드컴퍼니 △노바스코샤은행 △몬트리올은행 △캐나다왕립은행 △모건스탠리 등 총 12곳이다.

특히 이번 대출에는 50억달러의 브릿지 파이낸싱도 포함된다. 브릿지 파이낸싱은 빠른 시간 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적대적 M&A를 진행할 때 사용되는 방식으로, 차후 채권을 발행하기로 약속하고 인수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아울러 실버레이크, KKR, CVC 캐피털 등의 사모펀드 회사들도 60억달러의 전환 사채 제공에 동의했다.

브로드컴은 상대 기업의 동의 없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적대적 M&A에 나서게 된다. 퀄컴을 설득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은 이번 대출을 통해 퀄컴을 인수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셈이다.

퀄컴은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연이어 거절한 상황이다.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CEO는 지난해 말 성명을 통해 “우리는 퀄컴과 M&A를 추진하려 했다”며 “주주와 고객 모두 M&A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퀄컴은 이런 기회를 무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브로드컴의 이번 대출은 양사 인수합병에 대해 더 이상 퀄컴의 동의를 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14일 M&A 협상을 위해 양사가 만날 예정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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