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공식 출범했다. 통합을 마무리 지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당초 약속한 데로 대표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한다.

비록 대표직은 내려놓았지만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겪으면서까지 통합 작업을 주도한 만큼 바른미래당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안 전 대표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출범 이후 치르는 첫 선거이자,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승리는 바른미래당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를 제외한 유력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거론된다. 바른미래당의 서울 지역 의원은 김성식·오신환·이혜훈·지상욱 의원 등 4명이다. 지선에 출마하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향후 원내 지배력을 고려하면 현역의원의 출마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원외 인사로서 지선 출마가 자유로운 신분인 셈이다.

안 전 대표도 서울시장 출마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승리나 통합당의 미래를 위한 또 다른 역할들이 주어지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지난 2011년 서울시장직을 양보하고 양보받았던 안 대표와 박원순 시장이 붙는 '빅매치'가 형성된다. 흥행 보증 수표인 셈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대해 "150억 원을 먼지처럼 날려버린 경위를 밝히라"고 먼저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의 지상과제가 지선승리인 만큼 동원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출범대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임기 내에, 지방선거까지의 목표는 지선 승리 하나밖에 없다"라며 "안 전 대표가 결심할 문제이다만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안 전 대표는 누가 뭐라고해도 당의 가장 큰 자산 중 한 분"이라며 "당을 위해서 필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 길을 마다하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통합과정 중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시정팀을 꾸리는 등 나름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 선거대책위원장이나 인재영입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당에서 '안철수'란 이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본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이나 최명길 의원이 있었던 서울 송파을 등 재보궐 출마설이나 고향인 부산시장 출마설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승산이 작아 크게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통합을 마무리하고 설 연휴 나기를 겸해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며 정국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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