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30 라즈베리 로즈.< LG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지난해에도 7,1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LG전자 MC사업부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제품 출시시기를 늦추거나 최근엔 다른 색을 입힌 제품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제품의 수명연장에 나선 것. 일각에선 일본 소니 등 해외 제조사들의 회생전략을 답습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출시주기 늦춘 LG전자, 이유는 원가절감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G6, V30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다양한 색상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나온 V30엔 이미 라즈베리 로즈 색상이 추가됐고, 오는 14일 발렌타인데이엔 G6의 라즈베리 로즈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또 V30에서 사용됐던 모로칸블루, 라벤더 바이올렛 등의 색상을 G6, Q6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 주기를 좀 더 길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 LG전자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18에서 신형 프리미엄 제품(가칭 G7)이 아닌 V30의 업그레이드판을 공개한다.

전사적 차원에서의 결정으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CES 2018’에서 “G6나 V30는 한 해만 쓰기 아까운 제품”이라며 “플랫폼을 활용하되 소프트웨어에 변화를 준 제품을 내놓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신제품 출시경쟁에서 뒤쳐진 LG전자가 기존 제품군에 다양한 색상 추가로 공백기를 최소화하고,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을 정 조준한 셈이다.

2018년형 V30에 추가되는 비전 AI기능. 사진촬영을 통한 정보검색 또는 최적의 사진촬영 설정을 추천 받을 수 있다.< LG전자 제공>

◇ 소니 닮은 회생전략, 부족분은 AI

업계에선 이에 대해 LG전자가 일본 소니의 뒤를 쫒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소니는 과거 모토로라, 노키아 등과 더불어 최고의 휴대폰 제조업체로 꼽혔지만,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회생의 기점은 2015년도다. 당시 소니는 스마트폰의 모델 수를 줄이면서 프리미엄급 제품에 집중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출시주기도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제품 색상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출시주기를 늘림으로써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소니의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2014년 -2176억엔에서 2015년 -614억엔으로 적자폭을 줄였고, 2016년부터 소폭 흑자를 기록 중이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제품의 수명을 길게 가져감으로써 수익성 확보를 노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일각에선 소니는 인구수 1억2,000만명의 일본 내수시장을 보유한 반면, LG전자는 마땅히 확보한 시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가 원가절감을 한다 해도 시장 확보가 안 된 상황에선 수익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차별화된 AI(인공지능) 기능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MWC에서 공개되는 2018년형 V30에는 카메라 편의성을 높이는 ‘비전 AI’와 음성 인식 기능의 범위를 넓힌 ‘음성 AI’가 탑재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AI기능을 점차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며 “기존 제품에도 AI기능의 확대적용 계획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범위 등은 MWC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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