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 부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 부부장의 필체를 살펴본 결과, 주위의 시선집중과 화려함을 추구하며 이론적 공상가로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는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필적이 아닌 연습을 통해 정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는 게 이 전문가의 견해다.

14일 이희일 국제법과학연구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김여정의 필적은 다른 사람과 차별을 위해 연습을 통해 정형화 시킨 필적”이라며 “잘 쓰고 매우 독특한 필적이기는 하나 나이에 비해 자연스러움 보다는 숙련된 기교가 돋보이는 필적”이라고 총평했다. 이희일 소장은 문서감정 전문가로 문자조형학 분야 권위자다.

이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글씨크기에 따라 외향적 성격과 내향적 성격이 나뉜다. 글자모양이 대체적으로 곡선형이라면 사교적이고 친절한 성격으로 판단하고, 각이 정확한 필체를 가진 사람은 다소 냉정하지만 참을성이 강한 성격으로 풀이한다. 또한 글을 쓸 때 힘을 주는 정도에 따라서도 이성적인지 사교적인지를 나눌 수 있다. 여백이나 기준선을 맞추는 것에서도 성격이 드러난다고 한다.

김여정 제1 부부장의 방명록 특징을 살펴보면 글씨 크기가 대체로 크고, 좌측 여백과 기준선을 맞춰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구조를 보인다. 글자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자음 크기에 많은 비중을 뒀다. 무엇보다 가로 획에 45도 가량 기울기를 줘 전체적으로 특색을 더했다.   

이 소장은 먼저 여백 등 방명록 작성 구조에 대해 “상 여백이 큰 것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좌우측 여백이 균등한 것으로 볼 때 외향적이고 계획적”이라며 “좌측 기준선이 정렬되는 것은 자기 통제가 강하고 안정적이라는 의미”라고 김여정 제1 부부장의 성격을 유추했다.

개별 글자에서는 ‘화려함’ ‘창의적’ ‘우월감’ 등의 성격이 드러났다. 이 소장은 “외향적 성격으로 자신의 자리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통해 주변의 시선집중과 화려함을 추구하는 성격”이라고 추정했다. 또 “‘ㄷ’과 ‘ㅅ’, ‘ㅍ’ 등 초성자음을 크게 쓰는 것은 이론적 공상가로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다고 볼 수 있고, 세로 자획이 상향하는 것은 본인의 우월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명록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일정 때 작성됐다. 김 제1 부부장은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 대표단 김여정”이라는 서명도 덧붙였다. 김일성 직계자손의 청와대 방문은 처음이라는 점과 독특한 글씨체로 당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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