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2 19:27 (월)
정순렬 액트파이브 대표 “열혈강호M, ‘조작’ 작업만 6개월… 아트 부분 가장 고생”
정순렬 액트파이브 대표 “열혈강호M, ‘조작’ 작업만 6개월… 아트 부분 가장 고생”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8.02.14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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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을 가다①] 열혈강호M 제작사 액트파이브 정순렬 대표 인터뷰
정순렬 액트파이브 대표.<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액트파이브 제작, 넥슨 서비스의 모바일 게임 ‘열혈강호M’이 주목받고 있다. 신생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이지만, 출시 직후 구글 매출순위 4위까지 오르며 흥행작 대열에 합류한 것. 14일 현재 순위는 초기에 비해 다소 하락한 13위에 위치했지만, 대형 신작들의 출시 속에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액트파이브의 면면을 보면 신생 게임업체라 부르기 힘들다. 정순렬 대표를 비롯해 박재식 CTO, 민기홍 PD, 이호준 개발실장,  윤대형 AD 등 액트파이브의 주요개발진 상당수가 인기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PC에서 횡스크롤 액션 RPG를 흥행시킨 주역들이 모바일 횡스크롤 액션장르로 다시 뭉친 셈이다.

최근 ‘행복하다’는 정 대표를 <시사위크>가 만났다.

- 처음부터 액션게임을 겨냥하셨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액트 파이브 직전 PC MMORPG를 개발했었다. 출시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오플에서 같이 일을 하셨던 분들께 연락을 했다. 명확하게 제시한 비전은 하나였다. 우리가 액션게임은 잘 만드니깐 시장에서 한 분야를 잡고 갈 수 있다는 것.

사실 모일 때도 다들 ‘우린 어차피 액션밖에 못 만들지 않아? MMORPG는 못하자나’(웃음)라는 말을 했다. 던파, 사이퍼즈 등 액션만 만들던 사람들이 뜬금없이 퍼즐 게임을 만드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잘하는 것으로 해보자며 시작했다. 아마 MMORPG를 만든다고 했으면 안 오셨을 것 같다.”

- 열혈강호M 제작에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

“처음부터 고민해왔던 건 조작에 대한 부분이었다. 액션게임 제작엔 자신 있지만, 모바일은 처음이다. 던파의 경우 스킬이 10개가 넘어도 키보드니깐 가능하다. 근데 이걸 (모바일에선) 버리자니 콤보가 안되고, 그러다보니 우리가 추구하는 액션이 안 나온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TEC(터치이지콤보) 시스템을 먼저 만들었다. 버튼만 눌러도 뭔가 좀 있어보이게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그리고 화면을 슬라이스 하면 스킬이 나가는 터치 스와이프 방식을 접목했다. 슬라이스를 못해도 AB버튼만으로 어떻게든 던전 클리어가 되는 걸 목표로 한 시스템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중간에 잡기, 반격기, 대쉬 등 컨트롤로 강해지는 맛을 추가했다. 조작에 대한 부분만 거의 6개월 수정했던 것 같다.”

- (1월)현재 성과에 대해 자평한다면?

“국내에선 IP인지도가 있고 넥슨에서 마케팅을 잘해주셨다. 처음부터 유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케이스는 아니지만, 입소문을 통해 유저도 꾸준히 늘어났다. 매출순위도 처음엔 4위까지 올랐던 걸로 알고 있다. 잘 유지하다가 최근 빠졌는데, 다시 업데이트에 들어가면 나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 성과가 괜찮은 편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콘텐츠부터 마무리작업까지 더 개발하고 싶다는 욕심은 한결같다. 근데 넥슨에서 너무 좋은 시기를 (출시 날로) 잡아줬다. 조금 부족했지만,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시에 동의했다.”

- 개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2~3가지 정도다. 우선 아트 부분이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걸 만들고 싶은 창작욕구가 강하다. 근데 (열혈강호M 같은) IP바탕의 게임은) 기존에 있던 걸 재 작업하는 개념이다. 어느 정도 잘해도 기존과 비교해 ‘잘했다’ 소리를 못 듣고, (디자이너 개인의) 만족도도 낮다. 그런 것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많이 힘들어했고, 실제 못 버티고 나가신 분들도 계신다. 그래도 AD님이 잘 관리하시고 작가님들과 케미를 보여 좋은 작품이 나왔다.

개발부분에선 ‘무림외전’이라는 전략성 콘텐츠가 있다. 횡스크롤의 단점인 (조작) 피로도를 해소할 수 있는 모드를 넣자고 해서 시작했다. 시작단계에선 ‘모드’로 생각해 크게 설계를 안했지만, 점점 살이 붙으면서 게임의 한 축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스토리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외전 스토리 전체를 (작가님들께) 감수 받으며 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그리고 게임 내 들어간 웹툰을 맡은 분이 마감을 자주 못 지켜주셨다(웃음). 퀄러티가 안 좋으면 여기까지만 하자고 했을 텐데, 워낙 실력도 좋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마감을 요구하던) 담당하던 분은 나가셨다.”

- 액션RPG는 다른 장르보다 수명이 짧다는 인식이 있다. 장기흥행 가능성은?

“그런 인식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있는 게, 던파도 수명이 10년 이상 가고 있다. 그건 액션 RPG는 많지만, 횡스크롤 방식은 적기 때문이다. 횡스크롤은 사실 경쟁작이 생각보다 없다. (이유는) 횡스크롤 방식은 만들어보면 정말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따라 오려다가도 포기를 하고 쿼터뷰 형식으로 만든다. (우리가) 횡스크롤 방식을 골랐던 건 잘하기도 하지만, 자리 잡으면 정말 안정적인 콘텐츠기 때문이다.”

- 액트파이브만의 특징이 있다면?

“저희가 재미를 잡아가는 건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시스템이 체계화 된 편은 아니다. (일을 하는 방식에 추상적으로) 대강 이렇게 하면 되지 하면 받는 쪽도 알아서 하고 그런다. 한편에서 보면 대충 일하는 걸로 보이지만, 정작 결과물이 나오면 재미있는 케이스가 많다. 서로 간에 재미를 믿고 던진다.”

- 출시간담회에서 매출 5위 안에 들면 해외로 워크샵 가겠다고 공략하셨다.

“약속을 했기에 지키겠다고 직원들에게 말을 했다. 다만 언제라고 하진 않았다(웃음). 솔직히 안 가겠다는 게 아니라 현재 갈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거의 매주 업데이트를 하고, 콘텐츠 추가도 2주 단위로 하고 있다. 직원들도 지금은 힘들다고 생각 중이다. 열혈강호M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 갈 예정이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회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 팀이 너무 좋다. 이 팀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지켜가고 싶다. 사실 같이 개발하고 싶어 (창업을) 한 건데, 차려서 대표가 되니깐 (투자 등 다른 이슈로) 개발을 못하게 돼 아쉬웠다. 대신 좋았던 건 PD님, 개발실장 등 경험이 많으신 분들 덕에 자리를 오래 비워도 개발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끔 나 없어도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웃음). 근데 그만큼 믿고 맡길 수 있어서 좋다. (실적을 떠나 현재 팀원들과 일할 수 있는)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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