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9일 지근거리에서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관람한 양측 고위인사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미 의회와 백악관이 모두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미국이 북한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핵시설을 선제 타격한다는 ‘코피 전략’은 작년 12월 영국 언론에 의해 처음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후 대북 선제타격에 반대해왔던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가 낙마하자 백악관이 진지하게 군사행동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슬며시 힘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민주당이 모두 ‘코피 전략’을 부정하고 나서면서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는 다소 가라앉을 듯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수잔 손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16일(현지시각)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코피 전략’은 현재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당도 오랜만에 의견 일치를 봤다. 진 샤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같은 날 “백악관이 ‘코피 전략’은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발언했으며, 제임스 리쉬 공화당 상원의원도 “행정부 인사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도, 고려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 미국의 국지적 위협이 북한의 ‘종말적 보복’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해왔다”며 “다만 현재 평창 올림픽에 양국이 함께 참가하면서 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물론 미국이 대북 압박전략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수잔 손튼 지명자는 이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지만,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행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편 손튼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주한 미국대사가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는 현 상황에 대해 “백악관은 후임자를 지명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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