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사장 취임 6개월 만에 군산공장 폐쇄 방침이 발표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8월, 한국지엠은 새 수장으로 카허 카젬 사장을 맞았다. 그의 취임은 시기적으로 많은 주목을 끌었다. 제임스김 전 사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물러난 뒤였고,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이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의 행보에 따라 철수설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부활의 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많은 전망과 분석이 엇갈렸다. 카허 카젬 사장의 이중적 이력 때문이다. 그는 생산관리 분야의 전문가이자, 인도에서의 구조조정 및 철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었다. 전자에 초점을 맞추면 한국지엠 생산증대를 떠올릴 수 있지만, 후자에 초점을 맞추면 철수설에 무게가 실렸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지금, 카허 카젬 사장의 캐릭터는 뚜렷해졌다. 안타깝게도 그의 실체는 후자에 가까웠다.

미국의 지엠 본사는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인천과 창원, 보령 등에 있는 다른 공장도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그동안 애써 외면해온 ‘철수설’을 빌미로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도 불려나갔던 카허 카젬 사장은 철수설에 대해 부정도 인정도 하지 않았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적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강조한 그는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해 흑자전환 등 재무적 영속성이 중요하다”면서도 확실하게 “철수는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지엠의 철수설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지엠의 구원투수가 아닌, 미국 본사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카허 카젬 사장의 한국지엠 내 리더십은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