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FA컵 16강에서 위건에 패했다. 이 경기에서 파비안 델프는 퇴장 당하고 말았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맨체스터 시티는 올 시즌 EPL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성적은 물론 경기력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아스널, 토트넘 등 막강한 라이벌이 즐비한 EPL이기에 맨시티의 이러한 행보는 더욱 놀랍다.

맨시티는 현재 리그에서 27경기 23승 3무 1패 승점 72점을 기록하며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6점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11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리그컵인 카라바오컵에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6강에선 하부리그의 울버햄튼을 만나 0-0 무승부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고, 8강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끝에 레스터를 넘을 수 있었다. 4강에서 만난 브리스톨 시티 역시 1차전 2-1, 2차전 3-2로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졌다.

이처럼 험난한 여정이 계속됐지만, 결과적으로 맨시티는 결승에 올랐다.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펼쳐지는 결승전에선 아스널을 만난다. 아스널은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단의 변화도 있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 왔고, 지난해 11월 올 시즌 첫 리그 맞대결에서도 맨시티가 3-1 완승을 거뒀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 축구지만, 맨시티의 우세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맨시티의 승승장구는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계속됐다. 맨시티는 샤흐타르, 나폴리, 폐예노르트 등 까다로운 상대들과 한 조에 속했지만, 5승 1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16강에선 비교적 편안한 상대인 바젤을 만난다.

이처럼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순항을 이어가던 맨시티를 향해 ‘쿼드러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리그컵과 FA컵을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이다. 3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트레블’을 뛰어넘는다. 자국은 물론 유럽 대륙까지 동시에 평정해야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맨시티의 쿼드러플 꿈은 허망하게 깨졌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 같던 맨시티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맨시티는 20일 열린 2017-18 잉글랜드 FA컵 16강에서 위건을 만나 0-1 패배의 쓴맛을 봤다. 현재 3부리그에 속한 위건이기에 이러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맨시티는 전반 막판 파비안 델프의 퇴장이란 악재를 마주했고, 이후 케빈 데 브라위너를 투입하는 등 전력을 쏟았음에도 패배를 면치 못했다. 반면,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둔 위건 팬들은 경기장에 뛰어들어 선수들을 얼싸안았다.

올 시즌 자타공인 절대강자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맨시티지만, 축구엔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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