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0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만나 바른미래당의 '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바른미래당을 향한 공세가 이번에는 먹힐까. 박 의원은 지난달 바른정당을 향해 '빚더미 정당'이라고 주장했다가 이틀 만에 사과한 전력이 있어 또다시 '해프닝'에 그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의원은 20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나 바른미래당의 '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6월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연대를 할 것이라며 민평당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알고 있기로 합당 전 안철수, 남경필 두 분이 두 차례 만났다고 했다"라며 "그 자리에서 남 지사가 안 전 대표에게 '주적이 누구냐' 하고 물으니 안 전 대표는 '문 모, 민주당이다, 홍모, 한국당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 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라고 했더니 (안 전 대표가)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남 지사가 보기에는 출마할 것 같은 인상이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한 "언론에서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오는 6월 지선에서 선거 연대,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즉, 서울시장은 안철수, 경기도지사는 남경필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염려했던 보수대통합의 길로 접어든다면 민평당은 지방선거에서 언론과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확률이 높아지기에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전 대표와 남 지사는 '정치공작'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3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국제포럼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주적이라는 단어 자체를 써본 적도 없다며 박 의원께서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참 한심한 일이라며, 도를 넘어선 정치적 음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의원의 발언은 근거 없는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본인과의 대화도 아닌 타인 간의 대화를 그것도 가상으로 인용해 '카더라' 식으로 유포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법적 대응을 암시했다.

남 지사도 "저는 평소 주적이라는 표현은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라며 "이미 공개된 사실을 각색해 입맛에 맞게 쓰는 것이 정치공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주적이란 표현을 하자면 정치공작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낡은 정치인들이 저의 주적이다"라며 "소설은 이제 그만 쓰시라"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의 이날 발언은 바른미래당에 보수야합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호남의 지지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공세가 또다시 '해프닝'에 그칠 경우 역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달 바른정당을 향해 "유승민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선거비용을 보전 못 받아 빚덩어리"라고 발언했다가 바른정당에서 허위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이틀 만에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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