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두고 '소통 부재'라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소통 부재' 지적에 대해 "지금도 당 대표실은 열려있다"면서 정면 반박했다. 사진은 눈 감은 홍 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두고 ‘소통 부재’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회의 좀 열자”면서 홍준표 대표와의 대면 대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민심은 당의 비공식기구를 통해 잘 듣고 있다”면서 홍 대표와 중진의원간 만남을 사실상 차단했다.

홍 대표는 올들어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한달 넘게 열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왔다. 그런데 지난 1월 2일 이후 공개 최고위원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대신 당원권 징계 해제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 등 당 차원의 의결이 필요할 때만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사실상 홍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과의 소통 창구를 닫은 셈이다. 이를 두고 당 중진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사당화 비판’에 나섰다. 이주영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의원 12명은 지난 8일, ‘홍준표 사당화’를 비판하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김현아 의원의 당원권 징계 해제 과정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홍준표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최고위원회의가 홍 대표의 독단적 사당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며 “홍 대표의 독단, 무원칙, 사당화 된 당 운영으로 한국당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홍준표, “당 대표실 열려있다”

홍준표 대표는 당 내부에서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가 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오·만찬을 통해 당내 의원들과 소통을 해왔고 지금도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홍 대표는 지난 8일 중진 의원들의 연석회의 개최 요구에 “어이가 없다”면서 이 같이 답했다.

여기에 당 대표실 관계자도 지난 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처하고 “민심은 당의 비공식기구를 통해 잘 듣고 있다"며 홍 대표의 소통 방식 지적에 나선 중진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홍 대표가 공개 최고위를 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당 이미지 관리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도 걸러지지 않은 말이 공개적으로 나와 ‘봉숭아학당’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 같이 설명했다.

하지만 면담이 아닌 페이스북으로 이뤄진 홍 대표의 입장 표명을 두고 중진 의원들은 여전히 불편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3선 의원인 이명수 의원은 20일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내 문제는 당내에서 해결하고 당내에서 대화가 돼야 되는데 대표도 그렇고 중진 의원들도 하고 싶은 얘기를 언론하고 직접 하는 방식에 이런 문제가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당 대표가 풀어야 한다. (홍 대표가) 당의 얼굴이니까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이날 오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중진의원과의 대화를 피한다’는 지적에 대해 “6·13 지방선거 때까지 당이 분열 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내부 문제에 가급적 입장을 밝히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홍 대표의 막말과 당 운영 스타일에 대한 논란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총사령관으로서 홍 대표만한 맷집과 펀치를 날릴 인물도 그나마 없기 때문에 당분간 홍 대표 체제를 흔들어서도 흔들려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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