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당 원내지도부의 공식발언은 대부분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겨냥한 내용이었다. “야당이 이렇게 형편없어서야 여당이 긴장을 하겠습니까”라는 발언도 나왔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발언 시작부터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당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개헌 논의가 공전만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당이 할 일은 트집잡기, 발목잡기가 아니라 하루속히 한국당 개헌안을 내놓고 토론과 합의를 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동시투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시간만 끄는 한국당 모습에 국민 실망만 커지고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집권당이 국민과 약속을 지키려해도 야당이 협력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도 자문특위를 통해 국민개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마당에 국민 대표기관이라는 국회가 언제까지 개헌을 둘러싸고 소모적 논쟁만 지속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와 관련해서도 “아동수당법·기초연금법·장애인연금법 등 세출법안 처리도 시급하다”며 “(해당 정책들은) 2018년 예산안에도 반영했고 국민에게 당연한 복지혜택이기 때문에 늦춰질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도 처리돼야 한다. 기후 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물 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이 지났다. 이것도 안 해준다는 말이냐. 하루빨리 정부조직법 완결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한국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노동운동가 출신인 국회에서 이런 법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했다.

옆 자리에 앉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절규를 하신다”고 하자 우 원내대표는 “이런 법을 해줘야지 맨날 정쟁만 하고 무슨 국회가 이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이 “야당이 그런 것”이라고 하자 우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화답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정당한 질의를 하는 우리 당 박범계 의원에 대해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일개 청와대 행정관 같다’ ‘차기 법무부장관 가려고 발악한다’는 등 악의적 명예훼손 발언을 했다”며 “한국당은 대부분의 질의를 강원랜드 수사에 쏟았고 ‘수사 과잉이다’ ‘검찰수사 무마해달라’는 투의 황당 질문을 했다. 이것은 검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앞장서달라는 부정청탁”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수석은 같은 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대해서도 “청와대 업무보고를 주재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과도한 운영위원장 권한 남용과 독단, 독선, 독재적 진행으로 국민 입길에 올랐다”며 “김 원내대표는 첫 운영위 회의 주재 점수는 낙제점”이라고도 했다.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통상압박과 관련해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균열을 문제 삼고 있는 데 대해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무시한 채 한미동맹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도리어 트럼프 행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내내 색깔론으로 통상문제를 덮으려고 하는데 분노를 넘어서 애절한 느낌마저 든다. 안타깝고 딱하다”며 “좀 제대로 된 논리를 갖고 와서 정부를 제대로 공격했으면 좋겠다.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정부도 여당도 좀 긴장을 하는데 야당이 이렇게 형편없어서야 여당이 긴장하겠느냐. 좀 잘 좀 해달라”고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홍 수석부의장의 발언 직후 “집권여당은 항상 긴장한다”고 농담조로 해당 발언을 수습하기도 했다. 윤후덕 의원도 “정부여당이 긴장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그냥 강조하려고 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당은 긴장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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