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위원회냐” vs “천안함 장병들이 울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남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가 23일 법안 처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개의 15분 만에 정회했다. 운영위원장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운영위 출석을 요청했다.

이날 운영위에선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 간 공방이 벌어졌다.

한국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어제 김영철 방한과 관련해서 긴급 현안질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간사에게 얘기했지만 안 됐다. 못하게 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적 관심사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이 오는 것에 대해 유족들의 분노가 대단하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한 주범이 평창 올림픽 북한 대표단으로 참석하는 게 맞느냐는 걱정이 많다”고 간사 간 협의를 위한 상임위 정회를 요청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에 “오늘 운영위는 이미 간사 합의에 의해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운영위다. 협의된 의사일정은 거기까지”라며 “윤재옥 간사가 언급을 했지만 우리들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고 요구다. 운영위 문제는 상대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원칙으로 하는 게 마땅하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성태 운영위원장은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한다”며 “북한 김영철 방한에 따른 엄청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비서실장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을 위해 할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오후 4시에 운영위에 출석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의 권능과 국민의 알권리 부분에 대해 의사진행 문제 지적을 하지 않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며 “임종석 비서실장이 운영위에 오후 4시 출석할 것을 요청하며 정회를 선언한다”고 상임위를 정회했다.

그러자 회의장 내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간사 간 합의가 없는데 그러시면 안 된다” “이렇게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게 어디 있느냐” “운영위가 김성태위원회냐”라는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천안함 장병들이 울고 있다. 지금 국회에서 물을 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운영위에선 예정된 법안 심의·처리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법안은 처리하고 했어야 한다. 누구를 (운영위에) 부르고 말고 하는 것은 간사 간의 협의를 하는 게 관례인데 이번에는 위원장이 너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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