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안드로이드 엔터프라이즈 권장 프로그램에서 삼성전자가 제외됐다.<구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구글이 최근 공개한 '업무용 안드로이드 기기 추천 리스트'에 삼성전자는 제외돼 눈길을 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구글의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엔터프라이즈 권장 프로그램'(이하 AEP)을 공식 발표했다. AEP는 구글이 업무용 기기로 적합한 안드로이드 기기를 추천하는 일종의 인증제도다.

인증을 받기 위해선 안드로이드 7.0 이상의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RAM 2GB, 내부 저장공간 32GB, 64비트 아키텍처 및 최소 8시간 이상 사용가능한 배터리 등이 요구된다. 또 외부장치 등록 시 QR코드 또는 제로터치로 가능해야 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특정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아울러 AEP로 등록된 기기들은 최소 3년간 구글이 매달 제공하는 보안패치를 90일 이내 고객에게 전달해야 한다. 업무용에 적합하도록 더 높은 보안과 편의성을 보장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엔터프라이즈 권장 프로그램'에 포함된 기기들.<구글>

이번에 AEP로 등록된 스마트폰은 총 21개다. 국내에선 LG전자의 G6, V30이 리스트에 포함됐고, 블랙베리 '키원' '모션', 구글 픽셀 시리즈, 화웨이 P10 등 최신성능의 스마트폰들이 인증을 받았다.

눈길을 끄는 건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인 삼성전자는 제외됐다는 점이다. 일부 외신들은 '구글이 삼성을 초청했지만, 삼성이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구글에 AEP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 구글과 삼성전자 측에 질문을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구글의 인증을 받기엔 모양새가 안 좋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국내외 솔루션 업체들과 연합(삼성 엔터프라이즈 얼라이언스)을 맺고, 기업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다. 또 재작년엔 보증 및 보안패치 지원기간을 연장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구글은 OS의 파편화 이슈 등으로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진출에 난관을 겪었다. 숨통이 트인 건 2014년 업무용 플랫폼으로 공개한 '안드로이드 포 워크'가 1년 만에 1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면서다. 당시 '안드로이드포 워크'에는 삼성전자의 보안플랫폼 녹스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에선 구글보다 앞선 셈이다.

포브스는 "삼성은 이미 녹스 등 보안·관리 플랫폼으로 비즈니스를 개발했기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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