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최근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는 '미투 파문'으로 인해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곤혹스런 처지에 처지에 놓였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CJ E&M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연예계에 등불처럼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드라마 제작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미투에 연루된 주연급 배우들의 잇따른 하차 소식에 흥겨워야 할 잔칫집이 마치 초상집이 된 듯한 분위기다.

◇ 영업익 125.8% 신장에도 웃지 못하는 ‘드라마 왕국’

성큼 다가온 봄기운처럼 생기 넘쳐야 할 CJ E&M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윤식당’, ‘프로듀스 101 시즌2’ 등 방송 콘텐츠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연예계를 강타하면서, 자랑스러워해야 할 성적표의 빛이 바래게 됐다.

이달 초 CJ E&M이 공시한 지난해 잠정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1조7,50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CJ E&M이 지난 2010년 CJ오쇼핑에서 인적분할 된 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125.8%가 늘어난 632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 상승폭은 더 크다. 전년 대비 무려 593.3%가 증가한 4,219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인적분할 후 홀로서기에 나선 6년간의 전체 실적을 더한 수치(4,452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CJ E&M은 “방송 및 음악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와 2분기에 넷마블게임즈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법 평가이익 인식으로 당기순이익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요 영업지표들의 트리플 상승 소식에 잔칫집 분위기여야 할 CJ E&M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사회적 파문을 낳고 있는 미투 운동의 불똥이 튀면서 자축할 겨를이 없는 상항이다. 공교롭게도 가해자로 언급된 배우 대부분이 CJ E&M의 작품을 준비하거나 출연 중인 상황이라,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당초 CJ E&M의 산하 채널인 OCN는 지난 24일 새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방영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첫 방송 일주일을 앞두고 터진 배우 조민기의 제자 성추행 폭로에 찬물을 맞게 됐다. 드라마 홍보의 장이 돼야 할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온통 주연 배우나 스토리가 온통 불참한 조연 조민기에 쏠렸다.

◇ 첫 방도 전에… 야심작 줄줄이 삐거덕

논란이 확산되자 조민기는 방송 직전 결국 하차를 결정했고, 배우 이재용이 대타로 투입됐다. 현재 CJ E&M 제작진은 현재 6회 가량 촬영을 마친 이 드라마가 오는 3일 첫 전파를 탈 수 있도록 재촬영과 편집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마가 16부작인 점을 고려하면 적잖은 수고를 들여야 하는 형편이다.

OCN은 그마나 사정이 나은 편이다. CJ E&M의 tvN에서는 이미 방영 중인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성추문에 휩싸여 더욱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드라마 ‘크로스’에서 주인공을 맡고 있는 배우 조재현 측이 중도 하차하겠다는 뜻을 비춘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청률 4% 내외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용두사미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천만배우’ 오달수까지 미투 운동에 이름을 올리면서 CJ E&M의 당혹감을 키우고 있다. ‘꿀 성대’ 이선균,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출연과 오달수의 6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tvN ‘나의 아저씨’는 방송 한 달을 앞두고 생채기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당사자인 오달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향후 추가 폭로 여부에 따라 ‘나의 아저씨’는 앞서의 작품들처럼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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