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가예산은 작년보다 7.1% 늘어난 428조8,000억원이다. 복지예산과 국방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기획재정부가 올해 세출입 계획을 공표했다. 26일 발간된 ‘2018 나라살림 예산개요’에서 편성된 예산은 총 428조8,000억원이다. 작년 대비 7.1% 증가한 액수다.

예산의 증가는 기본적으로 국가수입의 증가에서 기인했다. 작년보다 세금이 10.7% 더 걷히고, 정부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등 세외소득도 5.4% 늘었다. 그러나 세수가 늘었다고 해서 모든 지출비중이 동일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4% 이상 삭감된 반면 몇몇 분야는 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예산을 배정받았다.

◇ 시동 건 복지국가 프로젝트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사회복지 예산이다. 총 지출 대비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 규모(144조7,000억원)가 33.7%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출산율이 나날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소득불평등지수도 악화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기반 확충과 육아지원 등 복지영역을 넓힐 필요성이 높아졌다.

새 정부가 발표한 첫 연 단위 예산운용계획표인 이번 보고서의 포인트는 일자리 창출과 교육지원이었다. 핵심사업인 일자리 창출계획은 공공성이 높은 공무원과 사회서비스 분야에 집중됐으며, 출산가구와 정규교육과정을 밟는 학생층에 대해선 국가가 더 많은 영역을 책임지게 됐다. 말하자면 ‘요람에서 취직까지’인 셈이다.

만 0세~5세 자녀를 양육하는 소득수준 하위 90% 이하 가구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아동수당은 최근 관련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며 현실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아이가 자라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닐 때가 되면 전년 대비 6조7,775억원이 더 배정된 교육예산이 기다리고 있다. 이 중 약 6조5,000억원 가량은 유아 및 초·중등교육에 대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다. 당초 누가 재원을 부담할지를 두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을 빚었던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유아에 대한 공통교육과정) 예산 2조586억원도 전액 국고로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 국방예산 7% 증액하며 대북안보 강조

국가안보는 현 정부의 성과를 평가할 때 가장 찬반여론이 극심하게 엇갈리는 분야다. 이번 예산개요 보고서는 이를 의식한 듯 현 정부가 국가안보를 괄시하고 있지 않음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북한의 핵 도발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6.9%)으로 확대했다”고 밝혔으며, 본문에서도 올해 국방비증가율이 이명박 정부(5.2%)나 박근혜 정부(4.1%)보다 높다는 점이 강조됐다.

세부사업별로는 킬-체인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하는데 2조2,735억원이 산정됐으며 스텔스기(F-35A) 인수계획과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 강화계획도 주요 사업목표로 제시됐다. 병사복지 측면에서는 지난달부터 인상된 군 장병 월급체계가 국방부 예산계획표에 반영됐다. 예비군 또한 동원훈련 보상비가 인상되는 등 처우가 다소나마 개선될 예정이다.

◇ 건설 열기는 가라앉아도 도시계획은 계속 추진

반면 SOC 예산은 올해 약 3조1,000억원 가량 감축됐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상당한 규모의 사회간접자본이 축적돼왔으며, 재원배분의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도 보다 시급한 안건들이 많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예산이 한정된 만큼 신규건설보다는 기존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중 완료가 예정된 건에 대해선 빠짐없이 반영했다고 밝혔다.

철도와 도로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에 소요되는 예산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낙후지역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지역개발사업에만은 많은 돈이 투자될 예정이다. 전년 대비 38.2% 늘어난 1조6,621억원이 지역개발과 도시재생 사업에 사용된다. 국토의 균형발전이 중요한 정책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플랫폼 기반 구축 사업과 새만금 개발사업,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생활편익사업 등에도 작년보다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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