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에이스 존 월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오히려 더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덩달아 월의 팀 내 입지도 다소 좁아진 상태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일반적으로 한 팀의 성적은 에이스라고 불리는 선수들의 어깨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건강상태와 컨디션에 따라 팀의 경기력 전체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에이스가 팀을 이탈했을 때 남아있는 선수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워싱턴과 클리퍼스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각각 부상과 트레이드로 잃어버렸음에도 여전한, 혹은 더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 ‘월싱턴’ 대신 ‘빌싱턴’

당초 워싱턴의 2월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에이스 존 월이 1월 25일 열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시합을 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6주간 결장이 예상됐던 만큼 월이 복귀하려면 최소한 2주일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워싱턴이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월이 복귀한 후 팀 구성을 어떻게 맞출지가 더 큰 고민거리다. 월이 없는 동안 워싱턴 선수단이 너무나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호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월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워싱턴 위저즈는 12경기에서 9승 3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오클라호마시티와 토론토, 인디애나 등 강팀들을 내리 격파하며 거둔 5연승이 포함돼있다.

중심을 잡아준 것은 브래들리 빌이다. 존 월의 조력자 이미지가 강했던 이전까지와는 달리 더 많은 역할을 도맡으며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월이 없는 동안 평균 어시스트 개수가 6.75개로 시즌 평균(4.4개)이나 커리어 평균(3.3개)보다 훨씬 높아졌다. 원래부터 효율성과 안정감으로 유명했던 빌이지만, 이제는 월에게 공 배급 역할을 일임하지 않아도 팀을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입증한 셈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스캇 브룩스 감독과 워싱턴 구단 운영진은 다소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자신이 없을 때 더 잘 뭉치는 팀을 보며 월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오는 2019/20 시즌부터 연 4,000만달러 이상의 초고액연봉자가 되는 존 월이 선수단과 조화되지 못한다면 워싱턴 팀의 미래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 아직 끝나지 않은 클리퍼스의 시즌

클리퍼스는 불과 한 달 전 프랜차이즈 스타 블레이크 그리핀을 떠나보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최근 9경기에서 6승 3패를 거두며 서부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다. 최근 맞상대들 가운데 댈러스·피닉스 등 리그에서 손꼽히는 약체들이 다수 포함돼있긴 하지만, 동부지구 2위 보스턴과 그리핀 본인이 이적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값어치가 높다.

특히 23일(한국시각) 열린 골든 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선 자신들이 플레이오프에 나갈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스테판 커리에게 44점을 허용하며 패배하긴 했지만 루 윌리엄스와 토바이스 해리스, 몬트레즐 하렐 등 이적생들의 활약으로 접전 승부를 만들어냈다. 디안드레 조던의 골밑 장악력 또한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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