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은 오는 3월 20일 LS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승인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내달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대거 예정된 가운데 LS그룹의 계열사인 LS산전도 3월 2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LS산전은 이날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그런데 LS산전의 사외이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LS산전이 내정한 2명의 인사가 친(親)LS 성향이거나 국세청 고위관료 출신이기 때문이다. 단순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는 ‘예스맨’ 사외이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LS산전, 자사 고문 출신 사외이사 내정

구자균 회장이 이끄는 LS산전은 LS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다. LS그룹은 내달 중순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LS산전 역시 내달 20일 LS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승인의 건 등을 다룬다.

사외이사 선임 의안도 다룰 예정이다. LS산전은 지난 1일 자사 사외이사로 이원창 씨와 이종호 씨를 내정했다. 문제는 이들의 전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원창 씨는 LS산전의 고문으로 재임했으며, 이종호 씨는 현재 LS그룹의 계열사인 LS오토모티브의 사외이사를 재임하고 있다. 이미 LS그룹과의 인연이 있는 인사라는 의미다.

특히, 현재 LS오토모티브의 사외이사로 재임 중인 이종호 씨는 지난해 LS오토모티브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들에 대해 한 차례의 반대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LS오토모티브가 개최한 총 13차례의 이사회에서 이종호 사외이사의 출석률은 100%, 가결 비율도 100%다. 주견 없이 단순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종호 씨는 제15대 중부지방국체청장을 지낸 인사다. 권력형 사외이사라는 의미다. 그간 상당수 대기업들이 정치(청와대), 사법(검찰·법원), 감독기관(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 3대 권력기관에 속하는 권력형 사외이사를 영입해 바람막이 역할을 기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 LS산전 “유대 없어 괜찮아… 전문 인력이라 판단”

사외이사는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기업의 경영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독립성은 철저히 유지돼야 한다. 소액주주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LS산전이 사외이사로 내정한 인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는 경영진 혹은 오너의 불법이나 위험한 판단을 견제하는 역할”이라며 “반대도 해야 하고, 비판도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사외이사 중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나 경영진의 불법 및 독단적 행위, 반사회적 행위 등에 대한 비판 없이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이 문제”라며 “견제를 할 수 있는 인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돼야 한다. 친기업 성향보다는 시민단체나 노조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해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능력 있고, 양심 있는 인사가 추천돼야 기업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S산전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S산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세청 출신 고위직을 선임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우리는 세무조사 이슈가 큰 기업이 아니다. 단지 회계 관련 전문 인력이 필요해서다. 이원창 씨와 관련해서는 고문이 아니라 자문으로 LS산전에 재임했다. 연락도 많이 안 하는 관계로, 공통분모가 없고 유대가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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