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수를 했다”면서 그 일을 막기 위해 각서와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명박(MB)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불렸다. 17대 대선 당시 경선 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지낸 뒤 본선 캠프에서 전략기획총괄기획팀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궂은일도 많이 했다. 그는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줬다”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MB 부인 김윤옥 여사의 실수를 덮기 위해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윤옥 여사가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면서 “그 일을 막기 위해 각서도 써주고, 요구하는 돈도 사재를 털어가면서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사안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권 출범 후에 각서를 받은 사람들이 찾아온 사실을 털어놨다.

정두언 전 의원은 “그 친구들에게 내가 ‘살아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면서 “기획, 인쇄 일을 한다길래 당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도와주라고 했더니 대충해서 보낸 모양이더라. 이후에도 자꾸 괴롭히기에 청와대 가족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에게 연결해줬다”고 덧붙였다. 그 후 보상 여부는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한 검찰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검찰에서 연락이 온 사실을 전하며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MB가 구속되더라도 거기까진 안 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우리나라는 어진간하면 가족을 같이 구속하지는 않는다”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