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신3사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이 변화에 포털 사업자까지 등장했다. 통신시장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국내 통신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신3사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변화에 포털 사업자까지 등장했다.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가 AI스피커의 음성 통화 기능을 위해 별정통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서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사라져 가던 ‘집전화’가 AI스피커로 화려하게 귀환하는 셈이다. ‘휴대전화’가 아닌 전자기기에서도 통화가 가능해질 예정으로, 통신시장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 변화하는 통신시장… 속도 내는 통신3사 “요금제부터 차근차근”

통신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현행 4G 통신 기술인 LTE 대비 약 20배 빠른 5G 기술이 내년 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에 통신3사는 각각 다양한 신기술을 발표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도 시장 변화에 한 몫 하는 상황이다. 부정적 여론에도 바뀌지 않던 통신3사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3사는 최근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에 나서며 고객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으며, SK텔레콤은 내달 중으로 기존 대비 변화된 로밍 요금제를 공개한다. SK텔레콤은 연내 순차적으로 이동통신 사업부를 개편할 계획이다. KT 역시 요금제 개편을 검토 중이다.

통신사 수장들도 통신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인 자세다. 가장 큰 변화를 이끌고 있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MWC 2018을 맞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까지 통신서비스에서 차별화가 어렵다고 생각해왔는데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무제한 요금제’는 첫 번째 결과다. 경쟁사가 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 콘텐츠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3월부터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고객이 체감하지 못하는 어려운 요금제는 말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지금과 전혀 다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까지 통신시장에 도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정관의 사업목적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알뜰폰과 같은 통신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는 의미다.

◇ ‘집전화’의 귀환… 네이버 ‘별정통신사업’ 추진의 의미

이 가운데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까지 통신시장에 도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정관의 사업목적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별정통신사업이란 통신3사(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회선을 임대해 통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별정통신으로는 알뜰폰(MVNO)가 있다. 네이버는 AI스피커에 음성 통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통신 사업을 펼치게 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의 사업 목적상 음성통화기능 탑재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제21조인 ‘별정통신사업의 등록’에 따라 법인의 정관 및 이용약관 등에 '별정통신사업자' 사업 목적 표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AI스피커를 통해 통화, 메시지 전달 등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AI스피커에서의 음성 통화 기능이 기기의 핵심 기능에 해당되는 만큼 포털 사업자가 정관까지 변경하며 통신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휴대전화가 아닌 IT기기에서 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통신시장의 큰 변화가 예고되는 셈이다.

아울러 AI스피커의 음성 통화 기능을 통해 ‘집전화’가 제 자리를 찾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휴대전화(무선) 가입자는 시내전화(유선) 가입자 대비 4.2배 많다. ‘집전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도입 전까지 가정마다 구비됐던 유선전화는 2009년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3GS’ 도입 이후 가입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네이버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집전화’가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포털 사업자인 카카오 역시 이미 2005년 별정통신사업을 정관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카카오는 자사 AI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 카카오톡 연동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역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AI스피커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의 의미와 통신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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