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우원조▲17대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연설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시사위크]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그들이 곧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마태복음 4장 19~20절). 
 
누군가를 믿고 따르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인간적인 매력 때문일 수도 있고, 리더십이나 카리스마 때문일 수도 있고, 존경하거나 배울 것이 많다고 판단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을 보면, 그 실상은 앞서 나열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누군가를 따르는 것의 밑바닥에는 이익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제자들은 왜 예수를 따랐을까? 예수의 명성 때문에 따랐던 이도 있을 것이고, 그저 예수가 좋아서 따랐던 이도 있을 것이다. 그의 기적을 보고 따랐던 자도 있을 것이고, 예수를 통해 새로운 삶을 기대했던 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예수가 잡혀갔을 때, 제자들의 태도를 보면, 진정 예수를 따랐던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예수는 자신을 부인한 제자까지도 품었다.

최근 MB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누가 MB를 배신했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왜 MB의 측근들은 쉽게 입을 여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한 신문기사에는 “평소 주변에 박한 대우를 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니 측근이라도 진실 앞에 입을 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한 MB측 인사의 말이 실리기도 했다.  

처음에 이명박 대통령을 따르고 함께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를 따르고자 했던 이유를 단정 지을 순 없겠으나, 지금 수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면 그 이유가 뭐, 그리 다양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시점에서 과연, MB가 예수처럼 모든 것을 다 안고 갈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이나 측근들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던 MB가, 그들의 배신까지 안아줄리는 만무하다.

“누구를 따를 것인가? 왜 따르는가?”는 마지막 순간을 완전히 다른 장면으로 만든다. 어떤 리더를 따랐는가, 그리고 그를 왜 따랐느냐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정치 지도자였던 주세페 마치니는, “부하의 잘못을 자기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은 훌륭한 리더다. 어리석은 리더는 자기 잘못까지도 부하의 책임으로 돌린다.”라는 말을 남겼다. 책임질 줄 아는 리더가 그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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