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법적공방을 이어오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부부가 끝내 사망했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일 오전 0시 30분경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A씨(34세 여)와 B씨(37세 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 등이 발견했다. 번개탄에 의한 질식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A씨는 3일 사망했고, 중태였던 B씨도 4일 오전 결국 숨을 거뒀다.

현장에는 번개탄과 빈 소주병, 그리고 이들 부부가 각각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가해자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는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글귀도 있었다.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C씨(37)는 지난해 4월 B씨가 해외로 출장한 사이, A씨를 상대로 성폭행과 폭행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C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성폭행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C씨는 폭행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며, A씨 부부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유서내용을 바탕으로 이들 부부가 1심 판결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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