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파문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일면서 지방선거 국면에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13 지방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 안희정’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펼쳤던 민주당 소속 박수현·복기왕·양승조 충남지사 예비후보들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안 전 지사가 19대 대선 경선에 나섰을 때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맡았던 박수현 전 대변인은 6일 모든 선거운동을 전격 중단했다. 그는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너무나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당사자가 얼마나 고통 속에 힘들어 했을지 진심으로 위로 드린다”며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라고 밝혔다.

양승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상황을 시켜보면서 선거 활동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기왕 전 아산시장은 공식논평은 내지 않고 비상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었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갤럽이 2017년 상반기 6개월간 전국 성인 2만762명에게 ‘거주지역 시도지사의 직무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안 전 지사는 직무 긍정률 77%로 1위를 기록했다. 조사에 참여한 충남도민(890명) 중 10%만이 안 지사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한 공세를 지방선거 국면까지 끌고 갈 작정으로 보인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토할 것 같은 역겨움이 올라온다는 국민들의 반응이 밤새 전해졌다. 안희정의 뽀뽀를 즐겁게 받으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과 서로 얼싸 안았던 대선 당일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른다”며 “앞으로 정치는 미투 정권과 순수 보수 세력의 대결이다. 미투를 적폐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사안을 당 전반에 왜곡된 문화와 관행, 의식을 바꾸어야 할 엄중한 계기로 삼겠다”며 “당 안팎부터 정비하여 용기 있는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이어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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