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파문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추미애 대표는 검은 정장에 검은 셔츠를 입은 차림이었다. 검은 옷 차림은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캠페인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추 대표는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구무언이다. 안 전 지사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번 사건이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진실을 덮거나 외면하는 비겁한 정무적 판단은 일절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직 국민과 새 시대가 기대하는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서 내부 사회 혁신의 일대 계기로 삼겠다. 더 이상 성폭력이 용납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로 국민여러분께 큰 충격을 드렸다. 저 역시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고통을 겪었을 피해자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우리사회 왜곡된 문화와 관행, 의식을 바꿔야 할 엄정한 계기로 삼겠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민주당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함께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당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완주 최고위원은 “죄송하다”며 일어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충청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위원으로서 이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피해자 분과 국민 여러분이 겪으셨을 충격과 배신감 앞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조심스럽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요구한다”면서 “특히 추가 피해자 언급이 있었던 만큼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가 더 철저하고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힘들게 피해 사실을 공개한 피해자의 용기는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또 충남도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후보를 내기 위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