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 운동인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캠페인 동참 방식을 두고 정치권 내부에서 '색깔론', '음모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제1차 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김순례 중앙여성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당신과 함께'라는 손피켓을 들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 운동인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캠페인을 두고 ‘색깔론’, ‘음모론’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지난 6일 전국여성대회에서 미투 캠페인 동참을 선언했지만, 한국당의 미투 캠페인 동참 방식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빨갱이 장사한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은 홍준표 대표의 ‘80년대 친북좌파 운동권들이 하는 의식의 영향’이라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됐다.

홍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당 전국여성대회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성범죄 의혹 제기에 대해 “1980년대 좌파들이 이념교육을 하면서 ‘성 수치로부터 해방’을 타이틀로 성을 공유하는 의식이 있었다. 요즘 좌파들이 걸리는 행태를 보니 80년대 친북좌파 운동권들이 하는 의식의 영향이 아닌가. 난 그렇게 봤다”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구설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 여야 5당 대표(더불어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회동 직전 사전 환담에서도 홍 대표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사전 환담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에 대해 “임 실장이 기획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밖에서는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홍 대표는 "농담"이라고 했고,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두 사람이 친해 농담으로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미투 운동을 ‘색깔론’에 빗대 정부여당 공격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앞으로 한국당은 성폭력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른바 순결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잘못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가져왔던 과거 운동권 문화를 배제하고 양성평등 헌법적 가치를 사회적으로 구현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과거 운동권 출신들도 미투 운동을 사회적 시련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운동권 문화를 자기고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국당식 ‘미투 운동’ 해석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7일 “한국당은 미투 운동을 일종의 빨갱이 장사로 악용하고 있다. 도가 지나치게 미투 운동을 좌우이념투쟁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미투 운동 가해자들이 소위 좌파진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당이 미투 운동을 색깔론에 빗대 정부여당 공격에 나서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한국당의 행태에 대해 “숭고한 미투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한국당의 과도한 이념 공세 때문에 미투 운동 불씨를 꺼버릴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미투 운동 본질은 권력을 이용하는 개인의 문제이지 좌우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대표의 ‘80년대 친북좌파 운동권들이 하는 의식의 영향’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도 80년대에 좌파진영에 있었는데 이런 거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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