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차기 대선가도에서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으로 정치 활동을 중단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날개를 달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행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빗댄 표현이다. 대중은 그를 찾았다. 여권의 유력한 잠룡으로 불렸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으로 정치 활동을 전면 중단하자, 차기 대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리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차기 지도자 적합성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경쟁자적 위치에 있었다.  

◇ 엇갈린 희비… 안희정 부재 속 이재명 급부상

특히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1.9%p 차이로 앞서며 선두에 올랐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게 의뢰해 실시된 1월 마지막주 정례조사에서 두 사람은 각각 16.1%와 1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1월29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개요 및 결과 참조)

앞으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이름을 여론조사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성폭행 사건이 불거진 당일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징계 절차는 이틀만인 7일 마무리됐다. 소명의 기회가 있었지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 본인이 거부했다. 사실상 그의 대권 도전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정치 인생마저 끝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오는 6월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뉴시스>

희비가 엇갈렸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차기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의 기회가 됐다. 뿐만 아니다. 경기도지사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둔 그에게 국민적 관심은 청신호와 다름없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대선가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경기지사는 서울시장과 함께 대권 교두보로 불린다. 때문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지사를 기반으로 차기 대권을 노릴 것이란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특정 공직을 다른 공직으로 가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자체가 옳지 않다. 그럴 생각도 없다. 무엇을 하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1월15일 기자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출마 이유에 대해 “성남시장으로 지내며 만든 시정 성과를 보고 국민들이 불러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직선거법상 사임 기한인 오는 15일에 맞춰 시장직에서 물러난다. 퇴임식은 하루 전인 14일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일 마지막 직원조회에서 “행정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그 핵심은 공정함에 있다.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해야 세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을 우회적으로 논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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