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BMW가 한국지엠·르노삼성을 제치고 내수판매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2월, 최악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기록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또 한 번 굴욕을 당했다. 수입차업체인 벤츠, BMW에게마저 밀린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의 전망도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6,192대. 지난 2월 벤츠의 국내 판매실적이다. 7,000대를 훌쩍 넘겼던 1월에 비하면 다소 감소했으나, 설 연휴 등을 감안하면 예상을 웃돈 실적이다. BMW는 6,118대로 벤츠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벤츠와 BMW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을 동시에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지난 2월 내수시장에서 각각 5,804대, 5,353대의 초라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뒤쳐졌을 뿐 아니라, 수입차업계 맹주인 벤츠, BMW에게 추월까지 당하고 말았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에서 수입차업체가 4위와 5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지엠·르노삼성의 부진과 벤츠·BMW의 약진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 벤츠와 BMW는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연간 판매실적에서 벤츠와 BMW가 한국지엠 및 르노삼성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비단 벤츠와 BMW만이 아니다. 수입차업계는 지난해 아우디, 폭스바겐이 판매정지 조치를 받았음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1월과 2월 연이어 점유율 신기록을 기록하며 20%를 향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추월당한 한국지엠, 르노삼성뿐 아니라 쌍용자동차도 밀려날 수 있다”며 “국내 자동차업계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키우지 못한다면 입지를 잃는 것은 한순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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