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김성환, 정면돌파할듯… 허승욱 천안갑 재선거 출마 철회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자진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논란으로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를 준비하던 이른바 '안희정계'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가운데 각자 도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논란이 커지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부터, 허승욱 전 충남정무부지사와 김성환 서울 전 노원구청장 등의 선거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우선 '안희정의 친구'를 내세우며 충남지사 출마를 준비했던 박 전 대변인은 9일 안 전 지사 논란이 확대되면서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다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불륜설, 내연녀 비례대표 공천 논란까지 가중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단 박 전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간이 큰 짓은 정치공작적 사주다. 완벽한 거짓말이기 때문"이라며 "선거전을 진흙탕으로 만들려는 더러운 프레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듯 치졸하고 막장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다.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치졸함에 분노한다"며 "검찰에 고발한 만큼 사법당국에 의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비후보 이전에 가장으로서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데 도민들과 당원동지, 저를 지지해주는 모든 분들께 한없이 부끄럽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정책과 비전을 갖고 도민과 함께 하는 그런 예비후보의 길을 걷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공주시 당협 사무국장을 지낸 오영환씨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현역의원이자 당협위원장이었던 박 전 대변인이 내연관계였던 같은 당 소속 김영미 공주 시의원의 공천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 전 대변인은 오는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연녀 공천설'에 대한 해명을 한 이후 선거활동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그나마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박 전 대변인과 달리 국회의원 재선거에 도전하려던 다른 '안희정계' 인사들은 아예 출마를 포기하는 등 곤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안 전 지사와 충남도정을 함께 했던 허승욱 전 정무부지사는 이날 "참담하고 송구하다"며 "저는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철회하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다. 거듭 송구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6일 출마를 선언한 지 12일만이다.

앞서 허 전 부지사는 출마선언에서 '친안(친안희정) 마케팅'을 내세웠는데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부터 자신의 SNS 활동을 중단하고 공식 일정도 모두 취소하는 등 불출마를 암시하기도 했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선거를 준비하던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은 허 전 부지사와는 달리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안희정 사태'가 일어난 다음 날인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친구 안희정의 충격으로 하루 종일 힘든 날, 육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함께한 대통령님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라며 "생명은 모두 우주와 같이 소중한데 성폭력이라니"라고 지적했다.

'안희정계'로 분류되는 김 전 구청장이었지만 성폭행 논란으로 거리를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달 재선거 출마를 위해 구청장직도 내려놓았던 만큼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란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 9월 안 전 지사는 노원구청에서 지방자치분권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김 전 구청장과 '30년 지기'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지원사격이란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라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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