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로드컴에 퀄컴 인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신화/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반도체업계의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에 인수를 중단하라고 명령해서다. 싱가포르 기업인 브로드컴이 미국 기업 퀄컴을 인수하게 되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는 중단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13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반도체 제조사 브로드컴을 상대로 퀄컴 인수를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싱가포르 기업 브로드컴의 인수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자국 반도체 기업을 다른 나라 기업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 법률에 따라 설립된 유한회사 브로드컴이 미국 기업 퀄컴을 인수하면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며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로드컴을 상대로 퀄컴 인수 제안을 금지했다. 아울러 직접적인 인수합병뿐 아니라 간접적으도 인수합병과 동등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라고 밝혔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현재 인수합병과 관련된 거래를 즉시 포기하도록 명령받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 산하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결정을 토대로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 앞서 CFIUS는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퀄컴의 주주총회를 중단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퀄컴은 당초 주주총회에서 브로드컴이 추천한 이사진 6명에 대한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주주총회 이틀 전 브로드컴 이사진이 선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총회를 중단했다. 상대 기업 이사회를 차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겠다는 브로드컴의 전략을 차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FIUS의 명령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은 퀄컴을 인수하려는 계획을 ‘완전하고 영구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