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는 한편, 자체 개헌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2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한국당 정책위의장실 주관 국민개헌 大토론회 ‘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정부 개헌안 자문보고를 받은 뒤 오는 21일 개헌안 발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는 것에 대해 ‘국민을 무시한 정치적 불통개헌’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당은 자체 개헌안 마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개헌을 좀 더 슬기롭게 하자는 (한국당의 조언을) 안 받아들이고 그냥 가면 결국 독선이고 독재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태옥 당 대변인도 전날(12일) 논평에서 “현재 헌정특위에서 매주 회의를 열어 (개헌) 논의 중에 있기에 국회의 합의를 기다려야 함에도 대통령이 일방독주로 개헌안을 발의해 국회를 협박하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자체 개헌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한국당은 개헌안 마련과 관련해 의원총회와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방 순회 형태로 토론회도 추진해 자체 개헌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권력구조 개편안을 마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홍 사무총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 개헌 당론과 관련해 “제왕적 대통령제만은 안 된다”면서 이원집정부제 형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 쪽으로 전념하고, 나머지는 총리와 국회가 감시하는 체제로 가는 것이 지금의 잘못된 걸 보완하고 또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 한국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도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중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등 청와대의 움직임과 관련, 당의 입장을 정하기 위한 집중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후 한국당의 개헌 관련 입장이 나올 예정이다. (시기는 특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당도 입장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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