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업계 최고 수준의 비정규직 비중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기준 알라딘의 비정규직 비중은 53%로 나타났다.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고용 형태가 도마에 올랐다.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경쟁사에서 많아야 10명 중 3명이 비정규직인 것과는 달리 알라딘은 직원의 절반, 즉 2명 중 1명이 고용 불안에 시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2명 중 1명’꼴… 고용 불안에 노출된 알라딘 직원들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간 사각지대였던 인터넷 서점 업계의 고용 실태가 드러나 이목을 끈다. 13일 고용노동부 공시 등을 분석한 결과 4대 인터넷 서점(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가운데 하나인 알라딘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53%’. 최근 공시년도인 지난해 3월 알라딘의 비정규직 비중이다. 전체 787명 중 417명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쉽게 말해 비정규직에 해당했다.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보장 받는 정규직 수는 이보다 적은 370명에 그쳤다.

아르바이트 등이 포함된 단시간 근로자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비정규직 비중이 약 5%p 내려갈 뿐이다. 단시간 근로자를 제외한 전체 676명 중 322명이 비정규직 근로자에 포함된다. 이는 전체 직원의 48%에 해당하는 숫자로 직원 2명 중 1명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주목만 할만 부분은 알라딘의 비정규직 비중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등했다는 점이다. 35%를 기록했던 2014년 이후 2년간 10%초반 때의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이던 알라딘의 비정규직 비중은 2017년이 되면서 43%p가 늘었다. 

이와 관련 알라딘 관계자는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전국에 10개 오프라인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면서 직원 채용을 늘린 탓”이라며 "하지만 비정규직도 4대 보험이 보장되는 등 정규직과 차별이 없으며, 다른 업체와 달리 알라딘은 도급 및 파견 형태의 고용이 없다"고 말했다.

◇ 직원수 최소 '예스24'… 고용 안전성은 ‘1위’

알라딘의 고용 실태는 경쟁사인 다른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알라딘을 제외한 나머지 3사들의 지난해 평균 비정규직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알라딘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한 교보문고가 25% 수준이다. 전체 1,404명의 직원 중 358명이 여기에 속했다. 단시간 근로자를 제외하고 볼 경우 그 비중은 14%로 크게 낮아진다.

3위를 기록한 인터파크가 24%의 비정규직 비중을 보였다. 1,095명의 직원 가운데 260명이 집계에 포함된다. 앞서 교보문고와 마찬가지로 인터파크 역시 단시간 근로자를 제외하면 비중은 절반가량 줄어든 12%로 축소된다. 가장 높은 고용 안전성을 보인 예스24가 15%를 기록했다.

특히 예스24는 전년 대비 비정규직 비중이 크게 줄어 알라딘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2016년 25%였던 해당 수치는 1년 만에 10%p 감소했다. 전체 431명의 직원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64명 뿐 이었다. 직원 규모에 있어서는 업계 꼴찌인 회사가 가장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구축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인터넷 서점 업계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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