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 설명회’
신소재 감미료 시장 최근 7년간 17배 이상 성장… 가격경쟁력이 관건

13일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감미료 R&D 설명회'에서 열린 알룰로스 활용 메뉴 시연회. 오치승 선임연구원이 휘핑크림 제조를 기자들 앞에서 시연하고 있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먹어도 괜찮을까’ 현재 다이어트 중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을 것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질 것이다. 특히나 달콤한 것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얀 것(밀가루와 설탕)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던 외국 유명 모델의 말처럼 설탕은 어느덧 현대인들에게 비만 및 성인병의 주범으로 각인되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런 걱정은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당분과 관련해서는 말이다. 설탕 당도의 70%의 맛을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10분의1 수준인 ‘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Allulose)가 대중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15년 세계 최초 알룰로스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해 관련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설탕 대신 사용할 수 있어 칼로리를 낮춘 ‘건강한 단맛’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알룰로스는 같은 용량 대비 설탕보다 5배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CJ제일제당 연구진들은 대량 생산과 함께 가격 낮추기에 매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맛은 정말 차이가 없을까? 13일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감미료 설명회’에서 알룰로스로 만든 컵케이크를 시식해봤다.

◇ 달콤하지만 칼로리는 10분의1 수준… ‘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Allulose)

알룰로스 특장점 및 R&D 설명회가 끝난 뒤 곧이어 시작된 ‘활용 메뉴 시연’에선 기존에 사용되는 당분 제품 대신 알룰로스를 활용한 휘핑크림을 직접 만들어 선보였다. 강사로 나선 오치승 선임연구원이 휘핑크림 제조를 시연한 후 곧이어 기자들이 제조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가 직접 강사의 설명에 따라 알룰로스를 활용해 만든 휘핑크림을 컵케이크 위에 올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간 관계상 컵케이크는 미리 제공이 됐다. 이 컵케이크 역시 알룰로스로 만들었다. 기존의 컵케이크와 비교 시식한 결과 맛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수분을 좀 더 오래 저장하는 알룰로스의 특성상 일반 컵케이크 보다 부드럽다는 차이가 있다.

컵케이크와 휘핑크림 모두 설탕류 대신 알룰로스가 들어가는 점을 제외하고는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에 차이가 없었다. 이날 연구진에 따르면 알룰로스는 설탕보다 용해가 잘 되 반죽 등에서도 좀 더 용이하다. 설탕의 경우 알룰로스보다 용해도가 높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알룰로스는 제빵 이외에도 음료와 아이스크림 제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설탕 대신 알룰로스를 첨가한 컵케이크와 휘핑크림. 기자가 만든 휘핑크림이 컵케이크에 어설프게 장식돼 있다. <조나리 기자>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알룰로스로 만든 휘핑크림 또한 질감과 맛에 있어 기존 고칼로리 휘핑크림에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다만 알룰로스 설명회에서 맛본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경우 일반 제품과 비교해 맛에 차이가 난다는 기자들의 의견도 있었다.

◇ CJ제일제당 “2020년 알룰로스 매출 500억원 목표”

알룰로스는 건포도나 무화과, 밀 등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당 성분이다. 2011년에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양산 기술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2011년부터 5년간의 연구 끝에 효소를 이용해 알룰로스 대량생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기술의 공정 수율(생산효율)은 85%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서 알룰로스를 제품화한 곳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액상당 형태)이다.

하지만 여전히 설탕 대비 5배 이상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 진입이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백설 스위트리 알룰로스’의 상용화 이후에도 업계 최대 수치인 95% 이상의 수율 확보를 위해 효소 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왼쪽부터)양성재 수석연구원과 변성배 수석연구원이 알룰로스에 대한 연구개발 현황 및 제품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나리 기자>

아울러 CJ제일제당은 2020년 감미료 제품의 국내 매출 목표를 500억원으로 세웠다. 양성재 수석연구원은 “제품 대형화를 위해 기업 대 기업(B2B)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음료, 제과, 제빵 등 다양한 식품군에서 당류저감 콘셉트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감미료 시장인 북미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감미료로 내세운 ‘백설 스위크리 알룰로스’를 앞세워 효자 상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변성배 수석연구원은 “무조건 제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어떻게 상품화 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는 곧 트렌드에 부합하느냐, 소비자의 니즈에 충족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4년 세계보건기구는 음료에 첨가된 당이 만성병의 주범이라고 발표하면서 1일 당 섭취량을 50g으로 제안했다”면서 “다음해에는 그에 절반인 25g으로 줄였다. 알룰로스는 지금의 소비자 니즈에도 당류저감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설탕 및 알룰로스 사용 시 각각 칼로리 비교표. 첨가당이 많이 사용되는 음식일수록 칼로리 감소율이 높다. <CJ제일제당>

한편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당류시장은 700억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이 중 설탕이 80%, 과당이 10%, 신소재 감미료가 10%이다. 그러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스위트너(설탕+올리고당) 시장은 지난해 기준 1,230억원 규모로, 과도한 설탕 섭취에 따른 건강 문제가 대두되면서 점점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소재 감미료 시장은 2010년 7억원 규모에서 2017년 123억원으로 7년간 17배 이상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각종 음료와 분유는 물론 당료환자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개발할 예정”이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2년 정도 됐다. 국내외 적용사례를 통해 차별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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