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올해도 고배당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고려아연이 올해도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해 실적에 따른 현금배당으로 1만원을 책정했다.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총액 1,767억4,240만원의 배당이 이뤄지게 된다. 이는 고려아연 역대 최고 배당 규모다.

고려아연은 지난해와 2015년, 주당 8,500원을 현금배당한 바 있다. 배당금 총액은 1,500억원 수준이었다. 2014년엔 주당 6,500원, 총액은 1,148억원 규모였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주당 5,000원(총액 약 880억원)이었다. 이보다 앞서 2005~2009년은 주당 2,000원대, 그 이전엔 주당 1,000원 아래였다. 배당금이 꾸준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대표적 ‘고배당 기업’으로 꼽히는 고려아연은 배당성향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33.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25.27%, 29.23%, 22.75%를 넘어 30%에 진입한 것이다.

업황 호조와 함께 실적도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8,947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6,340억원을 기록한 고려아연이다.

이렇듯 호실적과 맞물린 고려아연의 고배당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는 고려아연의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나온다. 이 같은 고배당 정책이 결국 대주주 배불리기에 불과하고, 신규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은 (주)영풍이 26.91%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49.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영풍은 오너일가 지분이 73.84%에 달하는 곳이다. 결국 고려아연 고배당의 절반은 오너일가에게 돌아가고 있다. 고(故) 장병희 창업주와 고(故) 최기호 창업주가 공동창업한 이래 두 집안이 동업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고배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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