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접견실에서 김여정 제1 부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2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일정조율에 들어갔다. 오는 22일 순방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차질없는 준비를 당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준비위는 22일 통일부를 통해 3월 29일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하기로 했다. 남북고위급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일정 및 의제 등 제반사항을 다루자는 게 준비위의 입장이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를 맡고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각각 한 명씩 보좌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 청와대, 내외신 포함 수천석 규모 프레스 센터 마련

언론홍보 계획도 일부 공개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데다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에 청와대는 일산 킨텍스에 대규모 프레스센터를 열고 내외신 기자 수천명을 상대로 정상회담 주요내용과 상황을 시시각각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내외신 언론인들이 원활하게 보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기자실에는 통역과 번역 요원을 충분히 배치하고, 남북문제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해외언론인들의 자문과 인터뷰에 응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과제는 ‘한반도 비핵화’ 해법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관련 현안에 대한 물꼬를 트고, 이어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관계 정상화 등 선언적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목표다. 명시적인 언급은 없지만 청와대 안팎에서 읽히는 기류는 일단 긍정적이다.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언급될 정도다. 평화번영을 위한 선결조건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임은 물론이다.

◇ 문 대통령 “장소에 따라 더욱 극적인 모습 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이 북한 노동당 진달래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그것도 군사분계선 남쪽 우리 땅에서 열리는 것은 사상 최초”라며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열릴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주목되는 장면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이다. 판문점은 UN평화유지군 관할 지역으로 인근에 미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군이 호위하고 지켜보는 가운데 양 지도자가 만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도 세계사적으로 기록에 남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에 따라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진전 상항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들과 앞으로 이어질 회담들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의 핵과 평화 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은 남북 사이의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미국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북미 사이의 경제협력으로까지 진전돼야 한다. 준비위원회는 그런 목표와 전망을 가지고 회담 준비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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